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인재가 아직 달성하지 못한 점을 이루게 하고, 풍속이 미처 가지런해지지 않은 곳을 고르게 한다(成人材之未就 均風俗之不齊). 이처럼 바른 사람 기르고 아름다운 세상 가꾸는 것이 성균(成均)의 의미이고, 성균관대학의 목표이다. 그러나 이 고운 목표도 이를 뒷받침해주는 재원 없다면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조선시대까지 우리 대학은 나라에서 재정을 부담하였기 때문에 성균의 이상을 향해 줄기차게 나갈 수 있었다. 나라의 재정적인 뒷받침이 없었다면 우리 성균관이 어떻게 퇴계, 율곡, 다산과 같은 위대한 학자들을 배출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다 일제의 침탈로 나라들 잃게 된 후 성균관은 재정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선인들은 이를 지켜보고만 있지 않았다. 독지가들이 뜻을 모아 학맥을 잇고, 근대 대학을 세우는데 동참하였다. 해방 후의 혼란 속에서도, 심산 선생을 비롯한 여러 선배들이 앞장서서 모금 활동을 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였다. 600주년기념관 마당 한편에 단정히 서 있는 학봉(學峯) 이석구(李錫九) 선생의 기념비가 이를 말해 준다. 선생은 해방 그 어려운 시절에, 큰 재산을 성균관대학교를 위해 쾌척하였다고 한다.

이런 흐름은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여러 동문들과, 국민들 민족의 정통대학의 맥을 이어 중흥시키겠다는 일념으로 기꺼이 기부하고 있다. 여기에는 삼성을 비롯한 큰 기업은 물론 작은 기업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기부는 학교의 차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각 대학이나 학과의 차원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예컨대, 최근에 큰 제약회사를 일으키신 분이 약대에 큰돈을 내놓았고, 동문들도 약대를 발전에 흔쾌히 동참하고 있다.

이제 우리 대학은 600년 전통의 맥을 잇는 차원을 넘어 학생, 교수, 직원, 재단, 학부모와 동문들의 노력으로 날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성균의 원대한 목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성균관이 한 단계 도약할 필요가 있다. 교수와 학생들이 동서고금의 모든 연구결과들을 어제든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도서관 시설을 확충하여야 하고, 국내외에서 온 학생들과 학자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도 더 지어야 한다. 연구 시설과 연구 공간도 넓혀야 한다. 그리고 유능한 학생들이 학습과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장학금을 대폭 확보하여야 한다.

여기에 소요되는 많은 자원들을 마련하기 위하여, 재단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독지가들도 많은 기부를 해주고 있다. 그러나 몇 사람들의 고액 기부만으로는 막대한 재원을 다 마련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수의 소액의 기부가 소수의 고액 기부에 더해지지 않는다면 우리 민족의 자랑 성균관을 중흥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성균인은 물론, 나라와 겨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마음을 모아야 할 것이다. 큰 기부자는 작은 기부를 소중히 여기고, 작은 기부자는 큰 기부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함께 노력해 나간다면 우리의 뜻은 이루어질 것이다. 천원이면 어떻고 만원이면 어떠랴. 크고 작은 정성을 모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