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이하:IT노조) 문태준 위원장을 만나

기자명 배연진 기자 (darkbae@skku.edu)

■ IT노조의 신설 배경은
90년대 말 우리나라에는 벤처 붐이 일었다. 이것은 특히 정보통신 분야에서 두드러졌는데 따라서 IT관련 무수한 회사들이 생겨났고 이 분야의 종사자 수도 급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수의 회사들은 문을 닫았고 그 회사에 몸담고 있던 노동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와 같은 노동자들의 실업문제 외에도 정보통신 분야의 노동자들은 통상 ‘미래를 이끌어갈 비전 있는 분야’라는 사람들의 인식과는 달리 임금체불이나 불법파견 등의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었다. 이에 지난 2003년 IT노동자들의 부당한 처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이 모여 온라인상에서 서로의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2~3명의 조합원을 시작으로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이란 명칭의 정식 노동조합으로 발족했다.

■ IT노조의 규모는
현재 전국적으로 80만~1백20만 정도로 추정되는 노동자들이 IT분야에 종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IT관련 회사들은 20인 미만의 중·소형 영세 기업이다. 따라서 이들은 사업장 단위의 노동조합을 결성할 여건이 되기 어렵다. 이런 현실에서 사업장별 노조의 형태가 아닌 산업별 노조 형태로 각 사업장마다 개별적 조합원이 모여 활동하는 것이 바로 우리 IT노조다.

현재 우리노조의 조합원은 45명 정도로 처음에 비해 많이 늘었다. 하지만 아직 준비단계일 뿐이다. 내부적으로 민주노총과 같은 상급단체를 둘 것에 대해 한창 논의 중이며 조합원들을 조직화할 수 있는 사업도 모색 중에 있다.

■ 어떤 문제를 주로 다루는지
가장 큰 사업으로 작년 IT산업 종사자 1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를 꼽을 수 있겠다. 이것은 거의 백지상태였던 IT산업 노동자들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들춰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현재 IT분야 노동자들이 겪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임금체불이다. 이것은 IT노조 사이트를 통해 접수되는 대부분의 노동 상담이 임금체불에 대한 문의인 점에서 알 수 있다. 우리는 임금체불문제가 생길 경우 노동자들에게 대응 절차를 알려주거나 노무사를 직접 연결해주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IT분야 노동자들에 대한 불법파견이나 하도급구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의혹이 있는 각 업체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대안제시보다는 현황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 노조에 대한 편견에 대해
우리나라는 노동조합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가 강하다. 이것은 어릴 때 노동조합을 접해볼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제도적 차원에서 아동기 때부터 초기 교육이 필요하겠지만 아직까지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나는 학생들이 이다음 사회에 나가게 될 때 노동법과 같은 기본적인 권리를 잘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노동법은 자신이 받아야할 정당한 권리를 되찾아주는 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