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기자명 김란 기자 (behappy19@skku.edu)

방학을 즈음해 공모전 홍보 포스터가 만연하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학기 중에도 어렵지 않게 이를 발견 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대학생 신분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모전은 그 종류도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수천만 원에 이르기까지 상금액수도 커졌다. 이에 따라 공모전은 전공을 불문하고 대학생들의 큰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공모전은 학생들에게는 자기계발과 경력함양의 기회를, 기업에게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그러나 범람하는 공모전은 또한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한 공모전 관련 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당선자에게 주는 시상금 외 가장 바라는 특전으로 37.2%의 대학생이 ‘인턴기회 부여’를 꼽았다. 뒤이어 ‘입사 가산점과 서류전형 면제’가 30.3%를 차지해 전체 응답자의 67.2%가 취업과 관련된 특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 현재 공모전은 지나치게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서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생들은 무엇보다도 공모전 수상실적을 경력관리의 한 수단으로 여기며 공모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심도있는 학문 연구, 사전 실무 경험 등의 다른 이점들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수상을 위해 한번 공모전에 참가한 학생들은 자연적으로 매년 같은 공모전 혹은 비슷한 성향의 공모전에 참가하게 된다. 이는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반영하고자 하는 기업의 의도에도 어긋나는 것이며, 학생들 역시 공모전이란 틀 속에 갇혀 오히려 자유로운 상상력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대학 1학년 때부터 공모전에 집착하는 학우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자칫 공모전 자체를 위한 대학생활은 자유롭고 다양한 경험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창의력을 저해하는 등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공모전을 하나의 이벤트로 활용하는 기업에도 문제가 있다. 규모가 작은 기업 주최의 공모전 일수록 취지가 ‘반짝’하는 일회성 홍보이다 보니 공모전의 수준이나 규모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공모전의 무분별한 범람은 오히려 전체 공모전의 권위를 떨어뜨리며 그 질적 수준마저 하향화할 우려가 있다.

궁극적으로 공모전은 대학생들에게 보다 넓은 시각으로 경쟁하게 하는 장을 마련해준다. 실리적 목적을 위한 것이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준비하는 지는 개개인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결과에만 집착하기보다 학생 신분에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으로 활용해 자기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공모전에 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