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영준 기자 (g1014@skku.edu)

작년 이맘때 우리 학교의 대표적 커뮤니티인 성대사랑(www.skkulove.com)은 『成均』(이하:성균지)의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한 학우가 자유게시판에 성균지에 대한 비판을 올림으로써 성균지가 이슈화 된 것. 비판은 비판으로만 끝났으면 좋았을 테지만 이는 비판을 넘어 등록금과 함께 고지되는 성균지 대금을 ‘왜 내야하느냐’는 원론적인 이야기로까지 번졌다. 이는 학우들과 성균지의 소원한 관계를 시사하는 것이기도 했다.

전국 최초의 교지 성균지
1946년 전국 최초의 교지로 창간돼 현재 74호까지 그 명목을 이어온 성균지. 이는 학생들이 직접 기획부터 출간까지 담당하고 그 과정을 책임지는 자치언론의 형태를 띄고 있다. 특히 교비지원으로 발간되던 성균지는 87년 학원자율화 조치 이후 학생들의 교지대금으로 발간되는 현 체제로 바뀌게 됐다.
이에 대해 03년 당시 교지편집위원회(이하:교편위) 권오혁(철학02) 편집장은 “언론의 영향력과 중요성이 점점 커져감에 따라 학생 자치권의 한 부분으로서 학생자치언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성균지는 학생만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자 우리 학교에 있는 유일한 자치언론으로 존재하고 있다.

나오지 않는 75호
그러나 교내 유일한 자치언론인 성균지의 발간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발간 계획대로 라면 지난학기 나왔어야 할 성균지 75호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고 또 73호의 경우 제작당시 학교와 교편위 간 마찰로 인해 1년 여의 공백기를 두고 발간되기도 했다. 이는 최근 들어 학우들의 관심이 급속도로 하락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성균지의 발간에 대해 인사캠 학생지원팀(팀장:금명철) 이한식 과장은 “성균지는 학생들에게 따로 돈을 걷어 자치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발간에 대한 것은 교편위에서 알아서 한다”며 “학교에서는 자치기관인 성균지를 지원해줄 뿐 발간계획 등 그 이상의 것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편위 측은 성균지의 미발간에 대해 교편위 인자의 열악함을 이유로 밝혔다. 실제로 현재 교편위는 편집장을 포함한 편집위원이 셋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75호가 나왔어야 할 지난학기에는 편집위원이 둘밖에 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교편위 장선경(독문04) 편집장은 “주로 업무를 담당하게 되는 편집위원의 수가 적어 기획을 짜고 기사를 구성하는데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며 “75호의 경우 만족하지 못할 교지를 내는 것보다 늦더라도 제대로 된 교지를 만드는 것을 택했다”고 말했다.

위기의 중심에는 73호가 있다
현재 성균지가 갖고 있는 최대의 문제점은 부족한 인자와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보인다. 이 두 문제에는 공통의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바로 지난 성균지 73호와 관련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2003년 10월, 성균지 73호의 제작이 지도교수와 미리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지된 사건이 있었다. 교편위는 이 사건을 편집권의 침해와 학생자치언론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 성균지의 완전독립을 추진하게 됐다. 하지만 후에 나온 73호에서도 밝히고 있듯 성균지와 학우들은 이미 소원한 상태였고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교편위의 독립화는 실패했고 오랫동안 나오지 못한 교지로 인해 편집위는 인자와 학우들의 관심을 잃는 결과를 낳게 됐다.

그래도 성균지는 나온다
교편위의 성균지 독립화가 실패하고 이로 인한 부작용까지 생겨난 상태에서 성균지의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다. 학우들의 무관심으로 인자부족을 겪는 교편위, 인자부족으로 성균지가 나오지 않아 계속 줄어져만 가는 학우들의 관심. 언제까지 이대로 일수는 없다. 어느 누구는 이 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현재 통권75호 성균지는 5월 발간을 목표로 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