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대학 교육 새 판 짜기 ‘잰걸음’···“영농 기반 없어도 청년 꿈 키우도록 돕겠다”
한국농수산대학 교육 새 판 짜기 ‘잰걸음’···“영농 기반 없어도 청년 꿈 키우도록 돕겠다”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1.08.17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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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재호 국립한국농수산대학 총장

  • 도시인재 적극 유치 영농 의지 중심 제도 개편
  • 학비 걱정 ‘뚝’ 현장 실무능력에서 경쟁력 확보
  • 전공·교과 선택 강화 위해 ’22년 학부단위 모집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최근 학령인구 감소로 극심한 경영난을 호소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코로나는 이 같은 상황에 불을 지폈다.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대학 교육 시스템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농업계 대표 대학 교육기관인 국립한국농수산대학이 대학 교육의 새 판자기에 들어갔다. 조재호 한농대 총장은 지난 4월부터 입시제도 개선, 미래지향적 교육 시스템 혁신, 졸업생 지원강화 및 한농대의 위상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교육 시스템 개혁에 공을 들였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의 질을 높이고 미래 지향적 커리큘럼 도입으로 우수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조재호 한농대 총장은 디지털 농업 전환 시대를 맞아 전문적인 농업 경영인 발굴과 최신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기후변화, 농업 고령화 등에 대비, 농업의 신지식인 배출에 공을 들이겠다고 공언했다. 본지는 미래를 준비하는 농수산대학의 비전과 2022년 새로운 인재를 뽑은 농수산대학의 변화를 조재호 총장에게 들었다. 다음은 조 총장과의 일문일답.

<편집자 주>


Q, 학령인구 감소로 모든 교육기관이 위기다. 한농대는 어떤 청사진 있나.

A. 한농대는 농어업인을 양성하는 전문대학이다. 때문에 학령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농어촌 인구 감소에 따라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2022학년도부터 도시에 있는 인재들을 적극 유입시키고자 영농기반을 반영하지 않는 특별전형 비율을 현행 37%에서 48%, ’23학년도에는 54%, ’24학년도에는 60%까지 높일 계획이다. 또한, 영농기반이 없더라도 영농의지가 있다면 한농대에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영농기반평가 비중을 줄이고(’21:20% →’22:15 →’23:0) 지원자의 영농의지를 볼 수 있는 면접 평가 비중을 확대(’21:25% →’22:30)하는 등 영농의지 중심의 입시제도로 개선하고 있음.

 

Q, 코로나19로 현장 수업이 위기다. 코로나 대응 어떻게 하고 있나.

A. 코로나19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학기에는 학과별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250명 내외로 학과·학년별 4주 단위로 제한적 대면교육을 실시했다. 2학기는 학과별 7~8주간 520명 내외로 제한적 대면교육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대면교육 불참자에게는 교육 효과 제고를 위해 실시간 동영상을 제공, 동영상 강의 제공(단톡방, 밴드, 사이버캠퍼스), 레포트를 제출받았으며, 대면 교육 기간 중에는 농기계, 굴삭기, 드론 등 자격증 취득 시험 등을 지원하는 등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Q, 한농대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A. 한농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3년간의 재학 기간 동안 학비 걱정 없이 마음껏 공부하며 농업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실습 중심의 교육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현장실무능력을 향상시켜 다른 농업계 대학보다 학생들이 현장에서 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졸업 후에도 경영 컨설팅, 다양한 농업 교육 및 정보 제공 등을 통해 학생들이 농업 현장에서 겪을 어려움을 최소화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Q, 지난 4월 기존 입시 제도를 개편했다. 이유는.

A. 기존에는 농업 분야로 진출하고 싶어도 농지 등의 기반이 부족해 입학하기 어려운 학생들이 많았다. 기반은 부족하지만, 영농의지가 확실한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심층 면접을 통해 학생들의 영농의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면접평가를 개선할 계획이다. 영농기반평가 비율을 줄여 영농기반이 없어도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한편, 학생들의 전공 및 교과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2022학년도부터는 일반전형은 학부 단위로 모집할 계획이다.

△ 국립한국농수산대학은 현장 농업인을 양성하는 3년제 국립대학이다. 전교생에게 등록금과 기숙사비 등 학비 일체를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졸업 후 6년간 의무 영농기간이 있지만 남학생은 후계 농업 경영인으로 선발되면 영농으로 군 복무도 대체할 수 있다. 사진은 한농대 전경.(사진제공=한농대)
△ 국립한국농수산대학은 현장 농업인을 양성하는 3년제 국립대학이다. 전교생에게 등록금과 기숙사비 등 학비 일체를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졸업 후 6년간 의무 영농기간이 있지만 남학생은 후계 농업 경영인으로 선발되면 영농으로 군 복무도 대체할 수 있다. 사진은 한농대 전경.(사진제공=한농대)

Q, 농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이 있나.

A. 농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지속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농업계는 농가 인구와 청년 후계인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 등 농업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등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청년농을 얼마나 많이 육성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한농대는 디지털 전환 및 기후변화 등 농업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인재양성을 위해 기존 교과목에 디지털 교육내용을 접목하는 등 디지털농업 교육과정을 확대하고 디지털 교육을 위한 인프라도 지속 확충해 나갈 것이다.

 

Q, 드론·3D프린터 활용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교육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A. 농업은 씨 뿌리기부터 농약 살포, 날씨가 가물 경우에는 수분 공급까지 수많은 일손이 필요한 과정이지만 드론 한 대로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으며, 특히 사람이 직접 농약을 뿌릴 때 농약중독은 물론, 더운 여름철 일사병과 같은 위험요소도 감소할 수 있다. 특히 농산물이나 세포와 같은 바이오소재를 원료로 한 3D 프린팅 기술은 농업과 농식품 가공 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육체적 노동의 많은 부분들이 자동화와 스마트화 기술로 대체되면서 농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며, 농지규모와 기후 등 자연적 환경의 제약을 받는 우리 농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시장의 상황에 맞춰 작물의 생산량과 생육속도를 조절하게 되는 등 맞춤식으로 재배하는 새로운 생산혁명을 통해 소득과 수익성도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

 

Q, 탄소중립, 온실가스 감축 이슈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서는.

A.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분야 위기에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해 한농대는 첨단 시설을 갖춘 기후변화교육센터를 2020년도에 설립해 현재 다양한 교육·연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국내 유일의 기후변화 실습교육 시설로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한 작물재배 적지 및 생산성 예측 등의 결과를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확인하는 실습 커리큘럼을 모든 교육과정에 포함할 계획이다. 또한, 졸업생과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기후변화교육센터 온·오프라인 견학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으며, 기후변화교육센터 내 자연광형시스템 등 28종의 시설․장비를 외부 연구기관에 개방해 교육․연구를 활성화할 계획임을 밝힌다.

 

Q, 졸업 후 학생들의 진로는.

A. 한농대 졸업생 5,551명의 농어업 종사율은 ’20년 조사기준 84.7%이다. 과거에는 부모나 친척으로부터 농어업을 승계받거나 협업하는 비율이 높았으나, 근래 들어 독립경영을 위한 농어업 창업비율이 점차 증가해 44.9%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 농어업 생산 분야에 종사하거나 경영을 하고 있으며, 농어업 기반 및 자금 마련을 위해 농어업 법인, 농어업 관련 기관 등에 취업하는 경우도 있다.

 

Q, 농업분야를 지원하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A. 한농대는 97년 개교 이래 5,5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졸업생의 84.7%가 영농에 성공적으로 정착하였으며 이들의 연평균 소득은 9,000여만 원으로 일반농가의 2배 이상이다. 앞으로 10년 내 한농대 출신들은 지역사회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졸업생도 많다. ‘미래 농어업을 선도하는 디지털 농어업 인재육성 대학’이라는 비전에 맞게 우수한 청년 후계 인력을 양성하는 국립대학으로서 그 위상을 높여나가겠다. 본인만의 특별한 아이디어나 의지를 가지고 농업분야에서 성공하고자 한다면 현장 실습 중심의 한농대로 오라,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한농대 졸업생의 스마트한 농업생활

한농대 현장실습 경험 귀중한 자산

대학 네트워크가 농업 경영에 일조

홍석현 대표는 충남 서천군에서 친환경 농업으로 쌀을 재배하는 농부다. 한농대 식량작물학과 졸업하고 지금은 어엿한 현장 실습 교수로도 활동하며 꾸준히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다. 2014년부터 홍 대표의 농장은 국내 실습장으로 선정된 후 우수한 영농 인력 배출에 일조하고 있다. 그는 한농대 대학시절 현장실습 기간을 인생의 중요한 자산으로 꼽는다.

그는 “한농대의 현장 실습은 지금의 농부가 되기까지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 남았다. 타지역 농장에서 1년에 가까운 시간을 먹고 자고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많은 기술과 경험을 터득할 수 있었다”면서 “현장실습을 통해 몸에 밴 성실함으로 농사에 매진하고 부모님께도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한농대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한농대의 인적 네트워크는 현장에서 활약하는 농민들의 지침서가 돼 주기도 한다는 게 홍 대표의 전언. 그는 “정부의 쌀 수급조절 정책에 따라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면서 “당시 강윤규 교수님의 조언으로 수확량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농대와의 인연은 아직도 더 나은 농부로 성장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농대와 인연 전공심화과정까지 수강

스포츠 마케팅으로 홍삼 이미지 브랜딩

할아버지 때부터 3대째 인삼을 홍삼으로 가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 박중원 대리는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분주한 일상을 보낸다. 어렸을 때부터 조부의 농장이 한농대 실습생을 받을 정도로 한농대와 인연이 있었던 박 대리는 2016년 한농대 특용작물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영주 풍기 인삼 시험장에서 현장실습을 하고 삼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다양한 실험에 참여하거나 종자나 방제, 재배 방법 등을 경험한 것이다. 책상머리에서 배울 수 없는 지식들은 박 대리에게 살아있는 지식으로 다가왔다. 그는 배움에 대한 갈증으로 지난해 다시 학교로 유턴했다. 한농대 전공심화과정에서 지식에 대한 갈증을 채워나가겠다는 일념으로 학업과 일을 병행하고 있다.

박 대리의 다양한 실험으로 소위 '배운티'를 입증해 내고 있다. 그는 홍삼의 브랜드화를 위해 김영광, 박주영 등 유명 축구 선수와 유소년 축구 꿈나무들의 홍삼 제품을 지원하는 스포츠 마케팅으로 포천인삼영농조합법인을 브랜딩 하면서 꿈을 키워가고 있다.

그는 “홍삼 제품에 대한 연구와 마케팅을 적극 확대해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라면서 “현재 수강하고 있는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사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학교수 멘토 삼아 노하우 축적

동문 네트워크 적극 활용하라 조언

김흥수 대표는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소방 관련 전산센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쳇바퀴 도는 수동적인 사회생활을 접고 표고버섯 농사에 뛰어들었다. 대학에 진학하기에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한농대에 들어간 그는 기본 지식과 전문지식을 차분히 쌓아 나갔다. 대학의 선후배 동기들과의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시너지를 경험하고 다양한 지식에 매료돼 즐거운 농사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게 그의 귀띔. 그는 한농대 1회 졸업생이자 교수를 버섯 멘토로 삼고 지속적인 버섯 농사 노하우를 쌓아 나갔다.

그는 “대학 시절 멘토의 조언을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한 데이터는 나 자신의 빅데이터가 돼 농장 운영에 엄청난 자산이 됐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현재 하우스 4동, 4만 4,000개의 배지에서 연간 15톤의 버섯을 수확하고 있다. 어엿한 대표가 된 그는 후배들에게 동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한다.

김 대표는 “농업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입학해 각자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문들이야말로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존재”라면서 “한농대는 창업을 바라는 학생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팜 농장 구축 원동력 된 한농대

전공심화과정 수강으로 전문성 ‘UP'

가족의 귀농으로 농사에 입문한 김은태 대표는 대학을 자퇴하고 한농대에 입학한 특수 케이스다. 한농대 채소학과에 입학해 농사 밑천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기본 교육과정은 농부가 되기에 최적의 밑거름이 됐다. 그는 대학 시절 해외 선진 농업을 경험하는 수혜를 입고 하와이의 선진 농장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는 “하와이 토마토 농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면서 농사 기술은 물론 토목과 전기, 수도 등 농사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면서 “유기농 토마토와 피클 오이를 재배하는 농장에서 진행된 실습은 첨단 스마트팜 온실 농장을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농장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지식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한농대 전공심화과정에 진학하면서 스마트 진단기기를 활용해 작물의 생육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교육을 배우면서 전문성을 갖춰나간 것이다.

그는 충남 부여에서 토마토 2,600평의 스마트팜 농장으로 2억 원을 훌쩍 넘기는 연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3,400평 규모로 늘린 스마트팜 하우스 완공이 예정돼 있다.

그는 “지금까지 터득한 첨단 농사 기술을 후배 농업인들에게 전달해 국내 농업 경쟁력을 높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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