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철승 이주노동자 축제 추진위원장

기자명 전선이 기자 (ssunya@skku.edu)

■ 이주노동자 축제의 목적은
한국 사람들은 40만 명의 이주노동자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의 노동력 활용에만 신경쓸 뿐 그들의 인격, 문화 등에 대해 이해하려는 사람들은 적다. 이주노동자 축제는 서로를 알고 이해하는 장을 만들어 한국 사회를 다민족이 공생하는 사회로 만들어 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열렸다.

문화 소개로만 이주노동자의 현실이 개선될 것 같진 않은데
문화를 넓은 개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생산 구조와 문화를 분리시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노동자와 노동자의 삶, 그리고 투쟁을 모두 하나의 문화라고 봐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문화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이주노동자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서로를 이해하는 문화 공유로부터 출발할 수 있다.

■ 행사와 관련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홍보 자료를 보내는 등 언론의 참여를 바랐지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아쉬웠다. 언론은 박근혜 부상과 월드컵에만 관심가질 뿐 여러 국가가 하나되는 역사적인 자리인 이주노동자 축제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언론은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가지고 억압받는 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사회에 알려야 하는데도 축제 당일 언론사의 참여가 적었다.

■ 이주노동자 중 동포만 합법화하는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동포만 합법화하는 것은 당연히 차별 정책이다. 모든 국가의 이주노동자들을 끌어안아야 한다. 이러한 차별 정책이 나오게 된 원인은 모두 우리의 전투적인 민족주의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지금 우리의 민족주의는 일본의 군국주의나 파시즘과 같다. 세계는 점점 다민족이 어울려 사는 구도로 나가고 있는데 우리는 ‘대~한민국’을 외치며 순혈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연 ‘하인즈 워드’나 ‘미셸 위’를 진정한 한국인이라 할 수 있을까?

이들은 한국인의 피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한국 문화 속이 아닌 미국 문화 속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반면 우리와 같은 피를 나누진 않았어도 같은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공유하는 생각과 문화가 같다면 이주노동자도 한 민족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 이주노동자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이주노동자를 동정 의식의 대상, 우리 사회가 공적 비용으로 부담해야할 사람들이란 인식을 버리자. 한국 문화 속에서 일하고 함께 살고 있는 이들을 우리의 한 민족이라고 생각하자. 한국 사회가 다문화, 다민족이 어울린 다양성있는 국가가 되기 위한 첫 단계는 이주노동자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