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과학동아』장경애 편집장

기자명 박종석 기자 (zellar@skku.edu)

■ 인지도 높은 과학 잡지가 된 원동력은
우선 과학 전문기자 시스템을 들 수 있다. 2000년부터 동아일보에서 동아사이언스로 분사를 했다. 분사 당시 편집장을 포함한 기자 수는 8명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56명의 기자단이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배정돼 있다. 95~96년부터 전문기자 시스템이 도입됐는데 이전과는 다르게 기자들 모두 과학적 소양을 지닌 이공계 출신들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시스템을 바탕으로 높아진 기획력을 통해 시사적 문제를 빠르게 다룰 수 있다. 기획은 △계절 △과학적 이슈 △과학 기념일 등 시의성을 가장 많이 고려하며, 넓은 독자층을 포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 국내 과학 저널리즘의 현황과 그 역할은
국내 과학 저널리즘은 거의 형성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국내 과학 저널리즘 시장은 매우 빈약하다. 다양한 잡지가 나와야 경쟁을 통해 질 높고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 우리의 역할은 바로 과학이라고 하는 숲을 만드는 것이다. 사회는 △좋은 기업 △좋은 과학 인력 △좋은 과학 정책 등 좋은 나무만을 원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나무라 하더라도 좋은 숲에서 자라지 못하면 자멸한다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대중들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소양에 도움이 되는, 즉 과학이라는 질 높은 숲을 형성해야 한다.

■ 대중성과 전문성, 어디에 비중을 두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중요하다. 대중성만을 추구하면 맥락이 없어지고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 계층을 위한 과학 저널리즘이 돼서는 안 된다. 과학 저널리즘은 멀티플레이가 가능해야 한다. 가령, 과학 관련 분야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 가랑비에 옷 젖듯 사회 여러 계층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줘, 과학적 기반을 마련해 줘야 한다.

■ 독자층이 학생층에 국한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중·고등학생이 전체 독자의 60% 정도를 구성하는 것은 분명하다. 독자층을 넓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그래서 항상 여러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기획을 잡으려고 고민한다. 예를 들면 이번 9월호에 실린 「스타트랙」기획은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을 다뤄 흥미성을 살렸다. 한편 소주제였던 양자원격전송 기사는 학생층을 뛰어넘어 전문적 지식을 요하거나 그 분야에 관심 있는 독자를 겨냥한 것이었다.

■ 과학저널리스트 고유의 영역과 전문성은
과학자와는 다르게 우리는 과학적 사실을 숙성시키고 씹어서 대중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적 사실들의 중요도를 고려하는 기획력과 더불어 글 쓰는 능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글 쓰는 능력이란 일반 언론인의 글쓰기 기술이 아닌 과학적 사실을 충분히 소화한 후 명확하게 기술하는 능력을 말한다. 과학 저널리스트의 전문성 중 또 한 가지는 과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글을 대중들에게 적절한 코드로 편집하는 능력이다. 이는 단순히 문장 혹은 문단을 편집하는 것뿐만이 아닌 양질의 사진과 일러스트와 같은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우면서 적절한 그래픽 효과를 싣는 능력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