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오영달 연구교수 인터뷰

기자명 최지영 기자 (kekekel@skku.edu)
▲ 고려대 오영달 연구교수

■ 현재 한국인의 평화 의식은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대체로 매우 건실하다고 본다. 그 이유는 한국인은 오랜 역사를 거친 △유교 △불교 △기독교 등을 통한 평화에 대한 철학적 기초가 매우 공고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종교 내지 윤리철학들은 한국인의 내면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최근 급격한 국내외적 사회 변화 속에서 경제 등 물질생활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돼 정신적인 측면이 빈곤해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 △빈곤 문제 △지역 이기주의 △노사 문제 등 시민 사회 내의 여러 갈등은 평화학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이러한 문제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공동체 구성원보다 자기 이익을 먼저 고려하고 확보하려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는 인간의 삶이 경쟁과 동시에 상호 의존돼 있다는 이치를 확실히 알아차릴 때 점차 완화되고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이치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고 깊이 있는 통찰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학교현장, 대중매체 등의 적극적인 교육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냉전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대한민국. 이러한 상황에서 평화학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한반도는 아직도 냉전체제의 잔존물로 남아있지만 전 세계는 이미 탈냉전시대이다.  이는 냉전체제 유지의 중요한 기초였던 이데올로기 경쟁에서 공산주의 사회에 대한 자유주의 승리를 의미한다. 평화학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인 칸트의 민주평화론 또는 자유주의 평화론은 왜 한반도가 아직도 갈등의 지역으로 남아있는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력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는 적대관계의 당사자들이 어떻게 평화로운 협상전략에 의지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전지구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 나라는 과연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평화학적 관점으로 설명하자면

국제사회는 이제 국가 중심이 아니라 지구 전체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있다. 따라서 이제 세계의 경제대국이 된 한국은 이러한 분야의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는 한국이 유엔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국가의 접근에는 한국민의 의식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는 세계인류사회의 한 시민 또는 구성원으로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 앞으로 한국 사회 내에서 평화학에 대한 전망 및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아직 남북이 분단되어 있고 또 세계 전체적으로 갈등문제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학은 계속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현재 한반도의 상황을 고려하여 △핵무기 등 군축문제에 대한 연구 △오랫동안 이산되어 있었던 민족간에 동질화 문제 △나아가 한국의 높아진 국제위상을 바탕으로 유엔평화유지활동 △빈곤국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등 평화로운 세계를 위해 수행해야 할 중요한 역할들이 지속적인 연구내용의 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