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대학입시철이 돌아왔다. 수시모집이 생겨난 후 입시철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형료가 비싸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니 입시철이 다시 되었음을 실감한다. 대학입시는 수험생의 입장에서 보면 12년간의 피나는 노력을 평가받아 자신의 전공과 진로를 결정하는 인생에서 몇 번 되지 않는 중요한 선택의 기회이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과수원의 농부가 묘목을 구하듯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할 자질을 갖춘 신입생을 선발하는 절차이다. 대학교육은 4년간 꾸준히 이루어지지만 신입생 선발은 한 두차례의 입시전형으로 이루어지므로 신입생선발은 그 해의 가장 중요한 농사다.

대학입시제도는 우리 국민 모두 한마디씩 할 말이 있을 정도로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특히 이번 입시는 수능성적을 등급제로 발표하기로 결정한 후 실시되는 첫 입시여서 어느 해보다도 입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몇 달 전 내신반영비율을 놓고 대학과 교육부간에 있었던 힘겨루기도 제도변화에 따른 대학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불안심리는 고3수험생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입시를 얼마 남기지 않았음에도 대학의 내신반영비율이 정해지지 않아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한 바 있으며, 얼마 전 수시2학기전형 지원에서도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한 심경이 그대로 표출되었다. 수학능력시험에서 과목별 등급결정은 실력보다는 운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선 수시2학기 전형을 지원하고 보자는 것이 수험생들의 일반적 경향이었다. 많게는 7,8개 대학을 지원하다보니 전형료만도 50만원을 넘게 지출해야 했고, 그렇지 않아도 가계를 짓누르던 사교육비에 입시전형료가 덤처럼 되어버렸다.

수시전형 지원자의 폭발적 증가로 대학의 전형료 수입이 증가한 데 대해 입시제도가 대학의 입시장사에 한 몫을 한다는 지적이 많다. 입시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며 폭발적으로 늘어난 지원자의 입시전형절차를 엄정하게 관리하는 데에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지적이 잘못되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불합리한 제도로 필요 이상의 복수지원을 할 수밖에 없는 수험생의 불안한 마음을 헤아리고 입시제도의 모순에 대학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할 때, 전형료를 대폭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우리 대학이 선도적으로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조변석개하는 입시제도로 이미 실험실의 생쥐가 되어버린 우리 수험생들과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대학이 장사를 한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도 입시전형료의 인하가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