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윤(영문07) 학우

기자명 김정윤 기자 (kjy0006@skku.edu)

“책을 읽는 게 좋아서 영문학과에 진학 했어요” 문지윤(영문07) 학우가 영문학과에 진학한 이유는 운율, 비유 등의 문학적 요소와 랩이 갖는 유사성 때문이었다. 언더그라운드와 공중파 곳곳에서 래퍼로서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그는 “최고의 스토리 텔러로 손꼽히는 존 그리샴처럼 관중을 감동시키는 스토리 텔러가 되고 싶어요. 래퍼란 자기 이야기를 끊임없이 풀어내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라면서 유창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첫 솔로 데뷔 무대를 앞두고 있는 문 학우는 지난 5월 가수 박효신의 앨범에 객원 멤버로 참여해 2개월 동안 국내 투어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래퍼로서의 길을 걸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인’이다. “정식으로 랩을 배우지는 않았어요. 형식적인 이론을 배우지 않아도 감정에 따라 시를 쓸 수 있듯이, 저도 제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랩을 구사하고자 했죠”

그렇다고 그가 타고난 천재인 것은 아니다. 우리 학교 재즈 밴드 동아리 그루브의 보컬로 활동하고 있는 문 학우는 “랩을 하는 동아리들도 많지만 제가 좋아하는 장르의 뿌리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싶었어요”라며 힙합이 재즈에서 파생된 장르인 만큼 동아리 활동을 통해 랩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그가 랩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된 것은 9년간의 외국 생활 때문이었다. “미국 애틀란타에서 흑인들과 함께 살아온 덕분에 자연스럽게 흑인 음악에 취해 갔어요. 거침없는 표현, 제한받지 않는 소재, 한국 사람도 공감할 수 있는 저항정신 같은 것들이 랩의 매력이죠”라고 랩에 대한 예찬을 끊임없이 늘어놓는다. 

그러나 랩을 사랑하던 그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박효신과 함께 활동을 하기는 했지만 기획사로부터 사기를 당해 둘 다 공연료를 받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안 좋은 일을 겪고 나니까 음악 활동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도 들었어요” 아직도 그 때만 생각하면 화가 난다던 그가 잠시 기분을 가라앉히더니 입을 열었다. “아무리 그래도 좋은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음악에 대한 열정은 변치 않을 것 같아요”

관중들은 그런 그의 열정을 외면하지 않았다. “지난 9월 즈음 공연을 하는데 앞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제 음악의 가사를 따라 부르는 거에요. 말로 표현 못할 만큼 행복했죠” 자신의 음악을 통해 듣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선사 할 수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하는 그의 표정은 감동으로 벅차올라 있었다.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이론보다는 열정으로 랩을 하는 문 학우. “술을 많이 먹은 사람이 토해야 되듯이 저도 제 이야기를 랩으로 토해내야 속이 시원해요. 랩을 하는 게 마냥 좋죠”라며 랩에 대한 애착을 끊임없이 내보이던 그는 ‘첫 키스의 상대 같은 랩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한다. “왜냐고요? 신선한 느낌으로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래퍼가 되고 싶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