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국문06) 학우

기자명 권시정 기자 (ksj0114@skku.edu)

판타지 소설은 정통 문학계에서 하나의 장르문학으로 치부되며 홀대받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찬 꿈을 가지고 판타지 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한 학우가 있다. 바로 김태진 학우다.

▲ 박지수 기자

고등학교 시절을 중국에서 보낸 터라 한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에 판타지 소설 창작을 시작하게 됐다는 김 학우는 지금까지 P.4.R(전 8권)과 D.4.E(4권까지 집필 중) 총 12권의 책을 낸 어엿한 ‘작가’다.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김 작가로 통한다며 살며시 웃었다. 그렇지만 작가라는 말이 아직은 어색하다며 조금은 멋쩍은 듯한 표정도 지어보였다.

아직까지도 자신의 소설이 책으로 나왔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는 그가 처음부터 작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던 것은 아니다. “첫 출판 전까지 인터넷상에 올린 다섯 작품은 한마디로 망했어요. 그래도 읽어오기만 했던 판타지의 세계를 제 손으로 직접 쓴다는게 너무 좋아서 멈출 수가 없었죠.”

이 같은 문학에 관한 그의 열정은 자연스레 그를 국문과로 이끌었다. “국문과에 간 건 판타지를 쓰기 위해서였어요. 저에게 판타지는 ‘자유’에요. 현실 세계에서는 하지 못하는 일들이 많아 답답한데, 소설속에서는 제 마음대로 뭐든 자유롭게 이뤄낼 수 있으니까요. 더 좋은 판타지를 위해서는 국문과 수업을 통해 다양한 고전, 현대 문학을 읽으면서 아이디어도 얻고 많은 것을 배우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소설 창작 수업에서 리얼리즘 소설만 다루고 판타지 소설은 ‘환상문학’이라는 고전의 범주에 넣어 다루지 않는다는 그의 말 속에서 안타까움이 배어났다.

장래에 ‘흡입력 있는 판타지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김 학우. 그는 문학이란 ‘사람들에게 읽혀질 때만 존재하는 것’이라며 판타지 소설을 창작할 때도 독자의 흥미를 끄는 것을 첫째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는 현재의 판타지 출판계에 관해서는 일침을 놓았다. “재미가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죠. 재미만 추구하고 작품성 없는 일부 판타지 때문에 판타지 문학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판타지가 장르문학에서 나아가 하나의 문학으로 인정받기를 꿈꾼다는 김 학우는 작품성을 갖추기 위해 평소에 다른 문학작품을 분석하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고 했다. 또한 자신만의 필체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전공공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단순한 흥밋거리가 아닌 가치를 인정받는 판타지를 쓰겠다며 결연한 눈빛으로 주먹을 쥐었다.

재미로 시작한 소설 창작이 책 출판이라는 ‘일’로 변해가면서 학업과 병행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하는 김 학우. 그럼에도 여전히 판타지를 통해 자유의 향연을 맛본다는 그는 오늘도 펜을 쥐며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