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하(철학88ㆍ졸) 동문

기자명 김청용 기자 (hacar2@skku.edu)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중, 황정민이 녹색인간 퍼포먼스를 보고 던지는 대사.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미래를 바꿀 수는 있다” 황정민을 희망에 가득차게 한 퍼포먼스를 기획한 사람. 바로 환경운동가 박종하 동문이다.

그는 05년 8월 대구에서 가장 큰 산인 ‘앞산’에 4.5km의 터널이 뚫리게 되자 이를 반대하기 위해 온몸을 녹색으로 칠한 녹색인간이 반대문구를 몸에 적어 길가를 돌아다니는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또한 박 동문은 시청 앞에서 터널 반대 퍼포먼스를 기획 하는 등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학교에 재학할 때 ‘상식이 통하는 모임’을 만들어 당시 학우들이 관심을 갖지 않던 교내 환경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던 박 동문. 환경에 대한 그의 관심이 더 깊어진 것은 만성 신부전증으로 시름하던 대학교 4학년 무렵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최고라는 병원들에 찾아갔지만 어디서도 병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어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제 주변 환경을 돌아보기 시작했죠”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유기농 음식을 공부했다는 그는 깊게 공부하다보니 생태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됐다고 말한다. “당시엔 유기농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새로운 환경문제를 알게 되는 거에요. 진짜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인류의 생존에 큰 위협이 될 것 같더라구요”

그런 그에게 환경운동 참여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앞산관통터널이었다. “앞산관통터널이 개통된다면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1백~2백년 이상 되는 나무를 파괴하게 됩니다. 70년 살다가는 사람이 환경에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또한 기독교인인 그는 평소 풀뿌리 하나도 생명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 때문일까. 그는 맑은 환경이 보존된 세상을 만드는데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도록 환경운동에 참여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환경운동을 하려 하니 기존의 환경운동 방식으로는 일반 대중들과 의사소통이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더 효과적으로 알리고 참여시킬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대안시위를 생각했어요” 이런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바로 그의 녹색인간 퍼포먼스였다. 그러나 그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현재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나름 노력한다고 했는데도 변하는게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시민단체들도 앞산관통터널 저지운동을 포기했죠” 박 동문 역시 2년이 넘게 계속되던 활동이 결과가 없어 지금은 많이 힘에 부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줄 없이 성실성 하나로 2년을 버텼어요, 그 이상 못 버티겠습니까?”라고 말하는 박 동문. 희망을 잃지 않는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푸른 열정이 타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