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환(행정학, 유학석사) 동문

기자명 신상현 기자 (sangpa88@skku.edu)

△ 조교환 전학

성균관 전학. 전학은 조교환 동문이 갖고 있는 수많은 직함 중 하나다. ‘전학’이란 조선시대 때 하사받던 벼슬 중 하나로 유림으로서 오랫동안 유학을 공부하고 후학 양성에 힘쓴 사람에게 성균관에서 주어지는 벼슬이다.

유교적 가풍의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에도 남들보다 늦게 들어가며 한문과 유학을 공부했고 그 영향으로 항상 한문과 유학을 마음 속에 두고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 영향 때문이었을까. 그는 86년부터 우리 학교 행정대학원과 유학대학원에 차례로 입학하여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옛날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유학대학원을 다니게 됐어요. 기본적인 수양을 갖춘 분들과 격의 없이 학문 토론을 하면서 유학에 더욱 빠져들고 관심을 갖게 됐죠” 그리고 그때 수업을 진행하시던 교수님이자 성균관장으로 계시던 분과의 인연으로 현재의 전학 자리에 올랐다. 전학으로서 성균관에서 열리는 제사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남산한옥마을과 자신이 운영하는 서예학원에서 후학 양성을 위해 한시나 서예, 한문 등을 가르치는 등 바쁜 일상을 보내는 조 동문. 그는 2006년에 자신의 성장과정과 한시를 담은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조 동문은 공직생활동안 운현궁 복원에 관련된 일을 비롯해 『운현궁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서적을 출간하는 등 전통문화재 복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문화재 과장으로 재임했을 때 운현궁이 외형적으로만 복원돼 있었어요. 그래서 대학원시절에 공부한 유학을 바탕으로 주련을 써 붙였습니다” 주련이란 한시(漢詩)나 연구(聯句)의 글귀를 기둥이나 벽 따위에 장식으로 써서 붙이는 것으로 그는 이 일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운현궁 복원으로 몸이 완성된 것이라면 주련을 붙임으로 옷을 입혔다고 생각해요. 주련이 붙기 전의 운현궁은 벌거벗고 있는 사람과 같았죠”

그는 운현궁이 개인 소유에 있다가 서울시가 매입한 것을 보면서 사적을 지켜낸 사실에 대해 안도감을 표현하면서도 요즘 사람들이 과거의 유물들에 관심을 갖지 않는 사실들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표했다. “옛날 것들이라면 등한시하려는 모습들이 너무 아쉬워요. 옛것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이 있을 수 있는 건데……”

특히 요즘 많은 사람들이 유학을 옛 학문이라고 소외시하거나 고루하다고 여기는 것이 섭섭하다는 조 동문. “유학은 모든 학문은 유학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학문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모두 편견”이라고 말하는 그는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온고지신의 정신이야 말로 오랜 전통에 의해서 축적되고 생성되기 때문에 역사가 짧은 나라는 입에 담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전통문화를 이해해야 참 인간이 되며 세계를 향해 도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순이 훨씬 넘는 나이에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으며 활동하고 있는 조 동문에게서 조선시대의 선비의 기상이 보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