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식(영상99) 학우

기자명 손용성 기자 (blueblue@skku.edu)

걸음을 재촉하는 아들과 천천히 가자는 엄마가 길을 따라 걷는다. 어머니와 아들 간의 아련한 이야기와 조용히 길을 따라 흐르는 시간.

2007 천마신상옥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우리 학교 영상학과 윤태식 학우의 단편영화 ‘길’의 시놉시스다. 일상적인 소재와 관계들 속에 존재하는 특별함을 영화 속에 담으려는 윤 학우는 이를 통해 사람들이 내면에 지니는 깊은 정서를 표현한다. 이러한 그의 작품 세계관은 보통의 학생들이 재학 기간에 자신의 작품을 1번 출품하기도 어려운 영화제에 그가 만든 세 편의 영화를 다수의 영화제에 출품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 결과, 2005 인디포럼 신작전 초청, 2005 SENEF 그랑프리수상 등 그는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금까지 단편영화만을 제작하던 것과는 달리 현재 장편영화 ‘바다’를 제작 중인 윤 학우가 영화에 뜻을 두게 된 것은 우리학교 영상학과에 입학하고 나서다. “학창시절 그대로 영화 보는 게 전부인 제게 영상학과 수업은 영화에 대한 흥미를 지닐 수 있도록 해주었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힘이 돼주시고 이끌어주신 교수님의 가르침이 영화를 만나게 된 직접적인 계기죠”

그러나 대학생 감독으로서 영화제작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필름카메라로 영화를 찍게 되면 최소 1천만원은 소요돼요. 물론 지금은 기기가 디지털화돼서 전에 비해 저렴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제작비는 부담이죠” 공동 작업으로 진행되는 영화제작의 특성상 장비대여료, 인건비 등이 매일 지출된다. 따라서 소요되는 예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에 쫓겨 촉박하게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그는 영화의 작품성에 집중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토로한다. 그는 이 같은 촬영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사전작업에 많은 신경을 쓴다. “시나리오단계에서 많은 시간을 투자해요. 제 자신이 원하는 내용이나 상황이 부분적으로 떠오르지 않을 땐 몇 날을 두고 고민하죠” 또한 그는 영화 속 분위기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주변에서 찾아 리듬과 이미지를 중시하는 단편영화의 묘미를 살리려 노력한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영화에 대한 애정을 거둘 수 없다고 한다. “영화를 찍을 때 느끼는 희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촬영을 시작하면 영화제작 전에 있었던 고민이나 걱정은 언제 있었냐는 듯 말끔히 사라지죠.” 또한 그는 자신의 영화가 시사회를 통해 관객들에게 상영될 때면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느라 정작 영화에 집중하지 못한다”며 설렘을 표현했다.

자신이 만든 영화가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창이 돼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고 더 좋은 세상을 꿈꿀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윤 학우. 그가 좋아하는 영화 속 세상처럼 ‘재미’와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긴 세상에서 그의 삶이 또 다른 영화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