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적극 참여 학우와의 인터뷰 - 고광연(국문 07)
원래 친하게 지내던 학우들과 집회에 참석하기로 했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나중에 가게 됐다. 그런데 시청에 도착하니 경찰 측에서 버스로 바리케이트를 쳐 놓았고 전경들이 앞에 배치돼 있더라.
■시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땠나?
정말 평화적이었다. 보수 언론들이 흔히 얘기하는 선전 선동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 시민들이 춤추고 노래하고 서로 소통하는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었다. 물론 그날따라 과격했던 몇몇 시위대가 있었지만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만 그랬던 것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폭력을 외치면서 평화적으로 문화제를 진행했다. 소수만 가지고 전체를 판단할 순 없는 것 아닌가
이전에도 전국학생행진 같은 집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지만 축제 분위기와 같은 시위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듣기로는 시위과정에서 전경들의 과잉진압에 의해 다쳤다고 하던데
시청에서 세종로로 이동했는데 자정쯤 시위가 과격해졌다. 시민들도 많이 흥분했고 전경들도 꽤 강경한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전경들이 유리병을 던지고 중앙선을 분리하는 봉을 부러뜨려 던지는 등 폭력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심지어 기자가 사다리위에서 촬영하고 있는데 전경 버스가 후진해서 사다리를 넘어뜨리는 등 위험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어떤 스님이 “세 발짝씩만 물러나자”고 하면서 진정시키자 시위대가 동의했고 이어 전경 분대장 급 간부도 이에 동의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시위대가 물러서자 갑자기 전경들이 돌변해 방패를 휘두르고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부상자가 속출했는데 그 속에 내가 포함된 것이다.
어떤 한 전경은 내 머리채를 잡고 나를 바닥에 내동댕이 쳤는데 그러자마자 전경들이 때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육두문자를 내뱉으면서 내 머리, 옆구리와 배 등을 수도 없이 때렸다. 다행히 한 아저씨가 인도로 가자고 하면서 위로해줬고 근처에 있던 의료봉사단에 의해 병원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보수 언론이 보도하는 것과는 너무나 다른 내용인데보수 언론을 보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시위대 숫자를 고의적으로 축소하는 것에 대해서는 말문이 막힌다. 물론 신문사로서의 논조가 있겠지만 모 일간지 처럼 촛불시위가 100m 육상 신기록보다 작게 다뤄질 사항인가? 이에 대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있다.
■어떻게 보면 시위가 국민들의 일상이 돼버린 느낌이다. 이런 촛불의 기세는 쉽게 사그러들 것 같지 않은데 현 상황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 달라.
현재 시위 분위기는 굉장히 바람직한 것 같다. 누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국민들이 공감하는 자리가 된 것에서 참된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것 같은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과격한 양상보다 이런 축제분위기가 계속 지속됐으면 한다.
그리고 아까 얘기했지만 현 시국은 정부의 실정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팽배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이번 기회에 국민의 경고를 제대로 듣고 잘못된 것을 시정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쇠고기에 대한 미봉책만을 꺼내들면 절대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