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민주희 기자 (karokaro21@hanmail.net)

나는 대학교 생활에 대한 나름의 로망이 있었다. 당연히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열심히 할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나의 기대와는 어긋나게 지난 1학기 동안 정말 나태하게 보냈고 무언가를 열심히 했던 기억이 없었다. 따라서 2학기 때부터는 뭔가 의미 있고 알차게 보내는 일이 필요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에 나의 마음을 확 사로잡은 한 마디 문구. ‘나태와 안주의 사슬을 끊고 펜을 들어라’ 라는 문장이 나의 그런 상황과 2학기 때부터 열심히 살아 보자고 마음먹었던 결심에 딱 들어맞았다. 그래서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신문사를 꼭 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정말 어려운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학교에서 집이 아무리 가까워도 최소 아침 8시에는 기상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어려웠다. 친구들에게 멀티 모닝콜을 부탁하며 전의(?)를 다지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실패하는 날에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과제도 정말 감당해 내기 힘들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1학기 때는 하루가 멀다 하고 즐거웠던 친구들과의 만남도 포기하고 주말까지 반납해야 했기에 속상하기도 했다. 어떤 친구들은 나보고 신문사에 너무 매여 산다며 ‘민문사’라고 놀리기도 했다.

그런 육체적 피곤함과 시간적 여유의 부족함만이 문제가 아니다. 지식의 부족함과 창의적 사고의 고갈은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신문사에서 개혁하고 싶은 것들을 전체회의에서 논의하는 매혁과 한 학기 동안 쓸 기사에 대한 기획을 생각해 내는 일이 나에게는 가장 어렵고 내가 부딪힌 첫 번째 어려운 관문이다. 아직은 준정기자로서 힘들지만 앞으로 학기를 거듭할수록 나에게 주어진 소임이 더욱 막중해지고 부담이 커질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맨 처음의 전의를 다지며 그 많은 과제들과 어려운 트레이닝도 잘 버텨왔고 내가 원하는 부서에 들어올 수 있어 행복했다. 나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진 만큼 최대한 열심히 하여 내가 그동안 고민해 보지 않고 그냥 넘겨왔던 것들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뒤져 보고 펜을 들겠다.

남들이 모두 술과 소개팅, 미팅, 엠티 등에 파묻혀 4년을 보낼 때 나는 내 인생에 새로이 희망과 의지, 지식으로 명명할 수 있는 나의 청춘을 신문사에서 가열시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