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형태의 운동 꿈틀··· 본격 활동 위해 부정적 시각 벗어나야

기자명 홍장표 기자 (jangpyo@skku.edu)

지난 2일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시위의 현장. 학생 시위에서 활발한 문화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끌고 있다.
“너무너무 비싸. 등록금이 비싸. 못 다니겠어. NO NO NO NO NO”
그룹 소녀시대의 노래 ‘지(GEE)’를 개사한 곡의 일부분이다. 시위를 시작하기 전부터 개사한 노래가 흘러나오며 활기찬 분위기가 조성됐다. 본격적인 시작은 풍물패의 흥겨운 사물놀이였다. 1시간 30분 간 행사가 진행되면서 참가자들은 중간마다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신인 가수들이 와서 노래를 부르고, 대학생들도 나와 공연을 펼치면서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이렇게 즐거운 분위기는 다름 아닌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된 2009 전국대학생 행동의 현장이었다. 119주년 메이데이와 촛불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벌여진 이번 행사는 전국의 약 50여개의 대학생 단체가 ‘전국대학생행동 준비위원회’라는 이름 아래 이틀간 한 자리에 모여 진행됐다. 그간 기존의 학생운동이 구호를 외치며 다소 폭력적이면서도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시위만 진행한 반면, 이번 학생운동은 공연 등을 통한 문화제 중심의 활동을 벌여 많은 참여를 이끌어냈다.

대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변모해가는 학생운동
이러한 학생운동의 변화는 대학생들의 요구 ‘사안’에서도 나타난다. 이전 학생운동이 전반적인 사회문제에 치중했던 반면, 최근에는 대학사회 자체에 초점을 맞추면서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지난 2005년 정식 출범한 한국대학생연합(이하:한대련) 역시 대학 내 분위기에 발맞춰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을 꾀하고 있다. 이들은 △등록금인하 △청년실업해결 △학내사안 등 보다 대학생들에게 밀접한 주제로 시위를 주최하면서 대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대련 소속 진성훈 조선대학교 무역학과회장은 “대학생들에게 와 닿는 주제로 모였기에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학생운동의 범주가 현장의 시위뿐만 아니라 온라인 형태로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런 움직임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단체가 바로 등록금넷. 이 단체는 오프라인에서의 활동이 폭력의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 온라인 활동을 통해 직접적인 충돌의 문제를 개선하면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실례로 지난 2002년 서울대 비권 선본이었던 ‘학교로’는 인터넷 상에서 이라크파병 반대운동을 진행해, 학우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동원했다. 이는 기존의 과격한 시위형식의 반전운동보다 효율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모습의 학생운동, 내적 문제로 주춤해
이처럼 대학생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나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는 산재한다. 여러 대학생 단체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나 아직도‘운동권’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잔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시위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만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미지 쇄신을 위한 노력은 크게 하고 있지 않아 실질적인 참여유도가 적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시위의 경향이 비폭력운동, 문화제형식으로 개선되고 있음에도 폭력상황이 발생하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1일 숭실대에서 열렸던 학생운동에서는 경찰과 다툼이 발생해 수십 명이 연행되는 등 잠재적인 위험을 안고 있는 상태다. 폭력사태를 전적으로 대학생들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하더라도 일부 운동의 공격성이 전체의 문제로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 시각, 계속되는 폭력사태 등 학생운동을 본격적으로 활성화하기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한대련 등의 단체들은 학우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더구나 이들의 본격적인 활동이 아직 시작 단계인 점을 보면 앞으로 발전될 여지는 남겨둔 상태다. 향후 더욱 발전해나가는 대학생들의 연대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