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사회 총체적 대책도 필요

기자명 조은혜 기자 (amy0636@skku.edu)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한국, 계속해서 이어지는 유명 인사의 자살, 주변 친구들의 죽음까지. 언젠가부터 자살은 인간의 죽음에 큰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배경엔 우울증이란 큰 병이 도사리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대학생의 정신건강에 대해 되짚어 봤다.

대학생은 청소년기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시기를 겪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대학생을 성인으로 간주하는 탓에 대학생의 우울증에 관한 조사와 대책은 미비한 수준이다. 이에 관해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송지영 교수는 “대학생은 젊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는 인식이 많아 관심이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대학생은 점점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다.

다양한 원인 복합적 작용
다른 연령대와 달리 대학생의 우울증에는 ‘취업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짐에 따라 그에 대한 압박감이 우울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에 관해 수원시 자살예방센터 서청희 팀장은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왔는데 취업문제가 또 닥치니 산 넘어 산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학생의 특성이 더해진다. 바로 사회초년생이라는 사실이다. 이에 송 교수는 “계속공부만 하다가 처음 사회생활을 하는 대학생은 내부 갈등이 커지고 정체성에 혼란이 오기 마련”이라며 “본인과 본인 미래에 관한 고민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원인은 도시적인 삶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심리적 외로움이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 학생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반수, 편입, 자취 등이 증가하면서 보이지 않는 주변 친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단위 학부제로 운영되는 경우에 인간관계의 끈이 얇아질 수 있어 이 역시 우울증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우울증이 위험한 이유는 자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며, 대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한국상담치료연구소 김충렬 소장은 “자살은 대개 순간적으로 선택하는 해결의 수단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대학생도 학업, 대인관계문제에 취업난까지 더해져 절망에 휩싸이면 자살을 택할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전했다.

우울지수 증가, 치료는 정체
하지만 대학생을 위한 치료와 상담은 그리 활발하게 이뤄지는 편이 아니다. 우선 대학생 자체부터 전문 상담을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정신과 진료 기록이 취업 시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서 팀장은 “정신과 치료보다는 술, 담배에 의지하는 것 같다”며 “정신보건센터에서 상담을 받으면 기록이 남지 않으니 치료받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어느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외부 전문가의 도움으로 우울증을 벗어날 수도 있지만, 일부 전문가는 대학 차원에서 전문 상담서비스 마련을 제시했다. 송 교수는 “학교가 많은 학생들에게 우울증 문제를 알려 우울증을 앓고 있는 학생들을 도와주고 자살을 막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 마련도 필요하다. 반면 우리나라 대학들은 아직 우울증만을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곳이 적어 아쉬움을 낳고 있다.

또한 대학 자체가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취업 학교로 전락해버린 현 대학 교육의 현실이 대학생들의 우울증과 자살을 증가시킨다는 이야기다. 김 소장은 “대학의 교육이 일정 부분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생 자살은 더 이상 한 대학만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