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학자료시스템 구축 및 동아시아 도서관 상호대차 제공
기자명
설우윤 기자 (dndbs91@skkuw.com)
존경각(尊經閣)은 성종 6년(1475년) 성균관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도서관으로 ‘책을 공경히 보관하는 누각’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금도 명륜당 뒤쪽에 옛 건물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이런 존경각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지난 2000년, 우리 학교 중앙학술정보관 고서실과 대동문화연구원 자료실을 통합한 동아시아학술원 존경각(원장:김동순)이 출범했다. 600주년기념관 4층에 있는 존경각은 그동안 축적된 풍부한 유학 및 동아시아학 자료를 바탕으로 이들 자료의 전산화 사업을 한다.그 결과 지난 5일, 2004년부터 시작된 ‘한국경학자료집성’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이 완료됐다. 한국경학자료집성은 존경각 소속 대동문화연구원이 1988년부터 11년에 걸쳐 한국의 경학 자료를 집대성한 책으로 전체 1백45권 규모다. 존경각은 이 자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당시 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경학자료시스템’ 구축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2006년 이후 정부의 예산 지원이 끊기면서 전체 작업 중 8%만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사업을 중단해야만 했다. 이후 3년의 공백기가 있었지만 작년부터 학교의 지원으로 사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10개월여 만에 ‘춘추’의 전산화를 마쳤고, 마침내 4백여 명 학자의 5백33종 자료를 포함한 시스템을 완성했다. 존경각 최용준 계장은 “경학 자료의 체계적 전산화는 한ㆍ중ㆍ일 3국 중 우리 학교가 최초”라며 “우리나라 학자들이 중국에서 건너온 유학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고유한 사상으로 발전시켰는지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사업의 의의를 전했다. 존경각은 이와 더불어 ‘한국주자학용어시스템’과 고서의 보존과 편리한 열람을 위해 언제 어디서라도 원문 이미지를 볼 수 있는 ‘고서 원문이미지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족보 및 호적 데이터베이스 구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존경각은 한문서적 7만여 책과 동아시아학 관련 학술서적 및 일반자료 7만여 권, 총 14만여 권의 고전서적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포은선생문집 △경연일기 △태교신기 등 그 가치가 매우 높은 희귀 자료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존경각의 서적들은 외부 반출이 금지돼 있으며 열람 신청 후 직접 방문해 열람해야 한다. 이외에도 존경각은 ‘동아시아 재외도서관 자료 이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국립국회도서관과 상호대차 교류를 맺고 신청 서적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으며, △중국국가도서관 △상하이 도서관 △베이징대학교 도서관 등 중국 유수 도서관과의 협정을 통해 주문한 책의 복사본을 받아볼 수 있다.
이와관련 최 계장은 “존경각이 우리 학교에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며 “존경각을 방문해 고서를 직접 만지고 펼쳐보는 좋은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