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송파구 장지동 재활용 선별장

기자명 유영재 기자 (ryuno7@skkuw.com)

지난 달 31일 오전 10시.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재활용선별장(이하:선별장)을 방문했다. 건물 근처로 가자 다소 역한 냄새와 함께 매우 큰 소음이 들려왔다. 바로 사무실에 들어가 선별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쓰리알환경산업의 주수을 상무이사를 만났다.
선별장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재활용품을 수거해 선별하는 곳이다. 선별하기에 앞서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구청에서 수거하는데, 교통 혼잡 시간을 피해 야간에 수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송파구청 클린도시과 자원재활용팀 이기웅 직원은 “시민들이 쓰레기를 일몰 후에 배출해야 도시의 미관과 환경을 해치지 않을 수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구청에서 수거한 쓰레기는 선별장으로 옮겨져 자정부터 입고를 시작한다. 모든 쓰레기의 야적이 완료되면 아침부터 30명 정도의 직원이 선별 작업을 하게 된다. 선별은 기계를 이용해 컨베이어 벨트로 쓰레기가 이동되면 각각의 직원이 맡은 재활용품 재질을 분류해 따로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많은 양의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서 직원들은 항상 분주하다. 분류되지 않고 손을 지나버린 쓰레기들은 소각되는데, 섞여 있는 고철은 자석을 이용해 추가로 분류한다.
이렇게 분류된 재활용품들은 각각의 작업장으로 운반돼 분쇄, 압축 등의 과정을 거친다. 고철은 압축시킨 후 포항제철 등 철강 회사로 판매돼 철강 제품의 원료가 된다. 스티로폼은 대부분이 박스의 형태로 배출되기 때문에 분쇄 과정을 거친 후 압축돼 공장으로 판매되면 새로운 스티로폼 제품으로 재탄생된다. 유리, 플라스틱 등도 원료로 재활용되는 재질이다.
원료로는 재활용이 불가하더라도 보조연료로 제 역할을 하는 재질도 있다. 합성수지, 가공 처리된 목재 등은 화력 발전소의 보조연료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주 이사는 “이름만 쓰레기지, 이곳에 입고되는 재활용품의 70~80%가 새 제품의 원료로 재사용이 가능하고 나머지도 연료로 활용할 수 있어 버릴 것이 거의 없다”며 뿌듯해했다.
현재는 건물 안에서 선별 처리 작업이 이뤄지지만 예전에는 개방된 공간에서 처리됐다. 송파구청 클린도시과에서는 2008년부터 폐기물처리장 현대화 사업을 실시해 처리 작업이 건물 내부에서 행해지도록 했다. 때문에 주변 미관을 해치는 일이 없어졌고 처리 작업 자체도 현대화가 돼 처리 비용이 대폭 감소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송파구 폐기물처리장은 송파구 전역의 폐기물을 모두 처리하고 있으며 한 달간 처리되는 폐기물의 양은 30톤에 달한다.
하지만 재활용품에 섞여서 배출되는 일반폐기물은 아무리 시설이 현대화되더라도 분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작업 비용 증가의 원인이 된다. 이에 대해 이기웅 직원은 “관할 구역 내의 △경로당 △주민센터 △학교 등을 대상으로 분리수거 홍보를 시행한다”며 “아직 분리수거에 대한 시민 의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걱정을 표했다.
또한 한국쓰리알환경산업의 김주신 대표이사는 제품 제작 과정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김 이사는 “선진국은 제품 제작 단계부터 재활용 분류가 쉽도록 디자인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부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러 분야에서 재활용에 대한 의식이 고취돼야 한다는 것이 폐기물 처리업 종사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