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희연 기자 (ohyeah@skkuw.com)

어느덧 준정기자로서의 반년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짤막한 보도기사 하나에 두근두근 심장이 뛰던 그때의 나는 없지만, 여전히 기획을 잡고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이 와중에, 내 건망증이 빛을 발한다.
저번 금요일 자과캠에 나는 스포츠과학부 시설에 관련된 취재를 하러 갔었다. 학생처장님과 한참 대화하고 나오는 길에 나는 ‘아차!’하고야 말았다. 원래 내가 취재하려고 했던 주제는 두 가지였는데 한 가지만 취재하고 나왔던 것이다. ‘자 이제 정신 똑바로 차리자’고 다짐했지만, 그 뒤로 3번이나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심지어 예전에 가 본 모학부의 행정실도 잊어버려서 본의 아니게 자과캠 한바퀴를 돌기도 했다. 여차저차 해결은 했지만, 아 진짜 이놈의 건망증.
그런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생각해놨던 질문들을 다 하지 못하고 나온다거나, 정작 그 취재원의 이름을 모른다던가 하는 문제는 거의 일상다반사로 일어난다. 언제는 취재하러 식당을 갔다가 과자만 한 아름 사들고 돌아온 적도 있다.
어찌 보면 취재를 함에 있어서 이런 문제는 약간 사소한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기사는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건망증을 만회해 줄 시간은 언제나 충분치 않다. 그래서 나는 내 건망증이 저주스럽다. 그럼 어떡하지.
별 수 없다. 어떻게 해서든 잊어버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취재원을 만나기 전 해야 할 질문과 관련 자료를 모조리 인쇄해 가는 버릇도 결국 이런 나의 건망증에서 비롯된 것이다. 금요일에는 너무 바빠서 잠깐 방심했더니 역시나.
그래. 다시금 느꼈다. 내 건망증이란 놈은 결코 얕잡아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정신줄 꽉 붙들어 매고 살자 희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