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학교 크리켓팀 드래곤즈

기자명 정송이 기자 (song@skkuw.com)

투수가 매무새를 가다듬고 공을 던지면, 타자가 깡! 소리와 동시에 질주. 얼핏 보면 야구같은 이 장면은 크리켓의 한 장면이다. 야구와는 다르게 한 팀이 11명으로 구성되고 위킷*에 공격팀 2명의 선수가 배트를 들고 자리를 잡는다. 그 중 1명은 타격을 하는 배트맨(batman)이고 다른 1명은 주자가 된다. 배트맨이 공을 치면 두 선수는 맞은편 위킷을 향해 달려 서로의 위킷에 배트를 터치하면 1점. 우리에겐 생소한 경기지만 11억 명에 달하는 인구가 크리켓을 즐긴다.
우리 학교 내에도 △국내 최초 △국내 유일 △국가대표라는 수많은 타이틀을 달고서 크리켓이라는 불모지를 개척해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우리 학교 스포츠과학부 크리켓팀 드래곤즈다. 드래곤즈의 팀원이자 지도실장인 오창민(스포츠06) 학우를 만났다.

■드래곤즈를 소개하자면

2001년 스포츠과학부에서 크리켓을 교양수업으로 채택해 강의를 시작했고 그 영향으로 드래곤즈가 결성됐다. 현재는 우리 학교 학부생과 졸업생 18명으로 이루어져 있고 매주 월요일과 토요일 그리고 시합이 있을 때는 일요일에도 모여 연습하고 있다.
■그동안 전적이 전패에 가깝다고 들었다. 앞으로의 포부는
예전엔 지는 게 익숙했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상대팀은 10년 이상 크리켓을 해온 선수들이었고 우린 그야말로 초짜였다. 그러다 문득 분했다. 한번쯤 이겨보자는 생각들이 솟아나면서 열심히 했다. 요즘은 체계적인 연습을 통해 실력을 키우고 있다. 이제 이기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크리켓의 매력은
야구는 자신에게 기회가 여러번 온다. 그러나 크리켓은 첫 공 1개에 아웃되면 다시 자기차례가 오지 않은 채 경기가 끝날 수도 있다. 또 선수의 위치에 따라 잘 맞은 공에 아웃되기도 하고, 잘 안 맞은 공이 큰 득점을 거두기도 한다. ‘이런 게 바로 크리켓이다’라는 말이 있다. 크리켓은 운과 실력이 결합된 스포츠이다. 그래서 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실수가 없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서로를 믿어야만 한다. 서로를 믿었을 때 승리하는 것이 크리켓의 매력이고, 항상 딱딱한 공 때문에 손이 부르트지만 하면 할수록 재밌는 게 크리켓이다.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는지
올해 4월에 열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가 기억에 남는다. 첫 승을 거둔 경기였다. 당시 상대팀이 강력해 우리가 ‘이길 수 없을 것이다’라며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우리는 상대팀에게 리드를 빼앗겼고 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런데 마지막에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야구로 따지자면 홈런인 6점 득점을 2개나 쌓은 것이다. 경기가 끝나고 보니 온몸이 상처투성이였지만 상처가 났는지도 모를 만큼 기뻤고 우는 선수들도 있었다.
■앞으로의 목표나 바라는 점
서로를 믿는 것이 중요한 만큼, 드래곤즈는 유대감이 깊다. 이 유대감이 계속 이어져서 드래곤즈가 영원했으면 좋겠다. 또 크리켓에 관심이 있는 누구에게나 드래곤즈는 열려있으니 언제든지 와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