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하늘의 뜻에 반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금지가 아니라 엄벌을 해야 합니다.” “동성애 때문에 지금 대한민국에 에이즈가 1만 4000명 이상 창궐한다는 것을 아십니까.” 지난달 25일과 27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선후보가 TV 토론회에 나와 했던 발언들이다. 이러한 발언들에 대해 한국 선거판에 ‘혐오 표현을 통한 혐오 조장’이 공식 전략으로 등장했다는 비판의 여론이 거셌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평소에 갖고 있던 혐오의 감정에 대해 표현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길 꺼리던 사람들도 홍 후보의 혐오 표현을 들으
지난달 14일 자유와인권연구소와 애드보켓코리아의 공동주관으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표현의 자유와 혐오 표현’을 주제로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보고서 '혐오 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를 바탕으로 혐오 표현을 법적으로 금지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었다. 인권위에 따르면 혐오 표현으로 인해 소수자 집단은 사회적으로 배제되었다는 두려움과 슬픔에 시달리고 각종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권위는 보고서를 통해 혐오 표현을 명문화된 법 규정으로 혐오 표현을 규
혐오규제 찬반논의, 세계인의 도마 위로 오르다세계적으로 혐오 표현 논쟁이 법학계의 연구 주제로 떠오른 것은 언제부터인가.소수자 혐오의 역사는 아주 길다. 하지만 혐오 표현 규제 문제가 찬반 논쟁으로 번진 것은 10년도 되지 않은 최근의 일이다. 유럽 같은 경우는 이주자, 이슬람에 대한 혐오 문제가 대두되면서 논쟁이 촉발되었고, 미국 역시 혐오 표현에 대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현재 혐오 표현 규제 찬반 논의는 혐오 표현을 규제하는 유럽식 모델과 혐오 표현을 규제하지 않는 미국식 모델로 크게 나뉜다. 두 가
자유로운 확장성은 지리학 최고의 장점‘헬조선’ 탈출하려면? 답은 지리적 상상력!지리학은 어떤 학문인가. 저는 지리학을 ‘말랑말랑’한 학문이라 말하고 싶어요. ‘말랑말랑’이란 수식어는 지리학이 가진 ‘자유로움’이란 특성을 강조하는 표현이죠. 인간은 살아있는 한 공간에서 존재합니다. 따라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 삶의 모든 것은 지리학의 연구 대상이 되며 지리학자는 자신이 연구하고 싶은 주제와 지역을 마음대로 선정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죠. 다른 학문이 대부분 연구에 있어 구체적인 방법론이 있고 그 형식을 지켜야 학문으로서 인정
지리학은, 산 너머에 혹은 강 건너에 사람이 살고 있는지 그 사람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묻는 학문이었다. ‘거기 있는 너’는 누구인지를 궁금해하는 학문이었다. 거기 있는 너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며 비로소 ‘여기 있는 나’는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학문이었다. 그저 우리 삶을 이야기하는 학문이었다. 때문에 어려울 수 없고 지루할 수는 더더욱 없는 학문이었다.아쉽게도 과거형을 쓰는 것은지금은 아니라는 말인데, 이후 만날 두 명의 지리학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왜 과거형을 쓸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지리학자들은
신체적 장애, 무쇠 팔과 무쇠 다리로 벗어나다‘무쇠 팔, 무쇠 다리’ 마징가 Z의 얘기가 아니다. 오늘날 로봇은 단순히 노동을 대신해주는 존재를 넘어서 인간의 손상된 신체를 대체하고 있다. 신체가 절단된 장애인들은 로봇 팔·다리를 장착하여 비장애인과 같이 일상생활을 하고, 사지가 마비된 환자는 입는 로봇을 통해 다시 한번 발걸음을 뗀다. 아직 그 움직임이 완벽하지는 않다. 사이배슬론 대회에 등장한 대부분의 입는 로봇들 같은 경우에는 목발과 비슷한 보조기구가 있어야만 움직일 수 있다. 현재 개발된 로봇 팔·다리의 경우에도 아직까지 세
인공 팔에 대한 연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로봇을 연구하는 공학자로서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로봇을 어떤 형태로 개발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다.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 심부름을 해주는 로봇을 개발할 수도 있겠지만, 로봇을 통해 장애인들이 비장애인처럼 움직일 수 있게 된다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고가 나서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에게 로봇 다리를 붙여주거나 전쟁으로 팔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인공 팔을 달아주는 것. 이런 것도 로봇의 궁극적인 목표인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부합한다. 그래서 의수나 의족 같은 형태
포스트 휴머니즘이란 무엇인가.포스트 휴먼이란 인간 이후의 인간을 뜻하며, 이때 인간은 합리성으로 대표되는 근대적 인간이다. 또 다른 맥락에서 포스트 휴먼은 사이보그 또는 온라인상에 소프트웨어적으로 업로딩된 자아 등 지금의 생물학적인 인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며 인간을 계승하는 자들을 말한다. 포스트 휴머니즘은 포스트 휴먼에 대해서 정의하고, 인간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근대적 휴머니즘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이보그와 같은 포스트 휴먼들을 인간이 진화한 형태라고 봐야 할까. 그렇다. 우리가 흔히 진화라고 하면
한반도의 반세기 역사 속에서 태동하다북한학이란 북한의 △경제 △문화 △사회생활 △사회체제 △외교 △지리 △정치 △행정 등의 다양한 측면을 다루는 학문이다. 학계에 따르면 북한학의 수립 및 발전 과정은 역사적 흐름에 따라 크게 4단계로 분류된다. 북한학의 태동기라고 할 수 있는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는 분단으로 인해 생긴 ‘한 민족 다른 국가’에 대한 이론적, 정치적 관심을 바탕으로 체제에 대한 연구가 행해졌다. 경제 성장을 이룩한 1960년대 말에 들어서는 정부 부처인 국토통일원을 중심으로 국가 차원의 연구와 통
우리의 인식 체계 속에는 북한에 대한 경직된 이미지가 존재한다. 이것이 북한학의 위기에도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가.우리 사회에서 북한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북한도 나름대로 많은 변화가 있는 국가이다. 북한이 변화하고 있지 않기 때문인지,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이 변화하고 있지 않기 때문인지 구별해야 한다. 모든 문제를 안보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이른바 ‘안보 패러다임’에 갇힌 폐쇄적 관점과 언론의 왜곡 보도가 곡해된 관점을 양산해내고 있다. 보다 정확한 보도를 통해 올바른 관점을 가지는 일이 시급하다. 북
기호학, 기호의 생명을 연구하다기호학은 기호를 지배하는 법칙과 관계를 규명하고, 기호를 통해 의미를 △생산 △해석 △공유하는 행위와 정신적인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이자 방법론이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기호학은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학문 같아 보인다. 하지만 기호학자 소쉬르가 기호학을 ‘삶 속 한복판에서 기호들의 생명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것처럼 기호학은 우리 일상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학문이다. 기호학이 하나의 학문이자 방법론으로서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기호학의 양대 산맥인 유럽에서 탄생한 소쉬르의 기호학과 미국에서 발생
‘생활 실험실’, 리빙랩우리말로 ‘생활 실험실’이란 뜻의 리빙랩(living lab)은 특정 공간 및 지역에서 최종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개방형 혁신 모델이자, 일상생활에서 기술을 시험하는 실험장이다. 대전시에서 시행된 ‘건너유’ 프로젝트는 리빙랩을 통해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례로 손꼽힌다.대전시 유성 인근의 징검다리인 ‘물고기 다리’는 비가 올 때마다 침수되어 불편을 초래했다. 이에 시민들은 스스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방안을 탐색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하천의 상태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