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의 정문에서부터 강의실들이 있는 각 건물까지 올라가다 보면, 문득 지금이 어떤 계절인지 느껴지곤 한다. 정문 앞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호암관까지 가볍게 오르고 있는데, 대성로의 나무들은 무언가 허전하게 느껴지고 공기는 쌀쌀하기만 하다. 겨울은 눈 깜빡하듯이 지나가고 어느덧 겨울이 다가온 것 같다. 추워져서 집에만 콕 박혀있기 전에, 졸업하기 전에 돌아다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요즘이다.500년 넘는 조선의 중심은 단연 한양이었고, 그간의 역사에서 한양의 중심은 단연 종로였다. 우리 학교는 이렇게 과거와 오늘을 잇고 있는 종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우리 모두는 아주 잘 체감하고 있다. 심지어 너무 익숙한 나머지 무뎌진 사람도 많다. 신형 핸드폰이라 자랑을 늘어놓아도 6개월 혹은 그보다도 더 짧은 기간 이내에 이는 바로 구형 핸드폰으로 전락해 버리는 것을 보면 참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임을 의심할 수 없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나의 고향 ‘이태원’이라는 곳도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저 미군부대가 있는 곳, 이슬람 사원이 있는 곳, 그래서 외국인이 많은 이국적인 동네 정도가 이태원의 수식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날마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나 윤리적 소비 개념이 등장한 것이 무려 17년이다. 그러나 취지는 공감하면서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윤리적 소비는 결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소비자 성향에 따른 세 가지 윤리적 소비를 소개한다. 우선 환경 보호형 소비자다. 짧은 유행 주기에 따라 많은 옷을 싼값에 사는 패스트 패션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환경오염과 의류 폐기물을 줄이는 슬로패션이 등장하였다. 사회적기업 는 천연 제작 기법을 통해 환경
깜깜하다.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잘만 쓰던 스마트폰이 먹통이다. 소리는 들리는 데 보이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 꼴이 마치 자기소개서를 쓰기 위해 노트북 앞에 앉은 자신을 보는 것만 같아서, 헛웃음이 난다. 설상가상 문장마저, ‘죽었’다. 막막하다. 여름부터 어떻게든 무엇이라도 하기 위해 아등바등 글을 썼다. 있는 개념, 없는 생각을 쥐어짜다 글감을 길어내 머리 위로 퍼 올렸다. 가뭄에 콩 나듯이 얻는 성과라는 것도 사실은 비켜 맞은 행운의 안타. 의도하고 노려 친 공은 죄다 땅볼. 그마저도 더 넓은 바다에서 거친 파도에 얻어맞
‘Imagined Reality’. 그것은 인간만이 배타적으로 가지는 ‘허구의 실제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힘’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으며, 여러 번 주목을 끌었던 단어는 ‘상상’, ‘생각’, ‘믿음’과 같은 단어였다. 이러한 단어들이 이목을 끌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순히 책에서 빈번하게 언급되었기보다는, 책에서 그 단어들이 가지는 의미의 중요성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유를 거두절미하고 책의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인류는 상상으로부터 국가를 존재시켰고, 생각으로 지식을 선이라 생각하게 되었고, 믿음을 통해
어릴 적 ‘나’는 밝았다. 초등학교 때 나는 손들고 발표하는 걸 좋아했고, 질문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고, 모르는 것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 않았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항상 하셨던 말씀을 기억한다. ‘밝고 구김이 없다.’ ‘적극적이다.’ 분명 그때의 나는 꽤나 밝은 성격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중등교육, 고등교육, 그리고 다른 사람은 보지 않아도 되는 2번의 수능을 치르고 나서 22살의 나이로 대학에 들어온 나는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는 것에 큰 용기를 필요로 하고, 모르는 것이 생기면 그럴 수 있지 라는
저는 야구를 사랑합니다. 야구는 대한민국의 대표 프로스포츠로서 900만 명에 이르는 관중 수를 동원하는 파급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왜 이 스포츠에 열광하는가를 생각해보았을 때 저는 그 이유를 야구만의 특별한 규칙과 응원문화에서 찾았습니다. 저와 같은 분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야구는 스타팅 라인업에 오른 ‘모든’ 선수들에게 타석이라는 ‘고른’ 기회가 주어집니다. 게임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자신이 반드시 직면하게 되는 자신의 타석이 게임의 승부처
스포츠 중에서 특히 야구를 좋아하시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나는 어릴 때부터 자주 야구장에서 경기를 관람해 왔다. 신기하게도 나는 그곳에서 평소 한국 프로야구의 열성 팬으로 알려진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를 종종 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정치, 사회적으로 높은 직위의 사람들이 스포츠 경기장을 찾으면 이들은 VIP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다 경기가 끝나기 전 떠나곤 한다. 하지만 그는 야구장에서 팬들과 함께 응원 문화를 즐기며 ‘일반석’에서 열정적으로 응원을 하였고, 그런 그의 모습에서 나는 같은 야구팬으로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
여름방학이 끝나고 이제 막 학기가 시작하였으니 다소 지난 감이 없지 않아 있으나, 17주의 기나긴 학기가 끝나면 여행을 떠날 계획을 벌써부터 짜는 학우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기나긴 10월 연휴에 여행을 계획하는 학우들도 상당할 것이다. 여행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사진이다. 사진이 여행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여행이 끝나고 남는 것은 분명히 사진이다. 여행의 카메라라면 DSLR과 미러리스가 대세였는데, 최근에는 폰카도 이에 필적하는 성능과 수동촬영을 지원하고 있으니, ‘무엇’으로
21세기 정보화시대의 중심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전파를 타고 밀려들어오는 정보들에 빠져 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은 신체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듯하다. 최근에 나는 지하철을 탈 때 사람들을 구경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사람들이 마치 하나의 인격체인양 스마트폰을 빨려 들어갈듯이 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뭐가 그렇게 재밌나 봤더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인터넷사이트 등 이용요소들은 다양하다. 그러나 그 중 동영상서비스인 ‘유튜브(Youtube)’의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높아진 접근성은 이에 한몫했다. 나 역시 심심
새 학기가 되고, 인문사회과학캠퍼스의 운동장은 어김없이 단체운동 동아리들의 활동으로 북적인다. 그 중 수적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축구동아리들은 그동안 학내 체육 분야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여 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최근 몇 년 동안 눈에 띄게 두드러진 위기가 존재하고 있다. 바로 동아리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캠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성축배 교내축구대회의 참가팀이 참가신청 미달로 인해 32팀에서 24팀으로 대폭 축소되었을 정도다.이들 동아리가 쇠퇴하게 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고등학교 때 ‘스물’이라는 영화가 나왔다.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몰랐지만 제목만 보고 ‘저 영화는 꼭 보아야겠다.’라고 다짐했던 기억이 있다. 아홉 살이었을 때 열 살로, 한 자리 수의 나이에서 두 자리 수의 나이로 넘어갈 때 그것을 굉장히 자랑스러워하며 일기에 여러 번 썼던 적이 있다. 그 설렘에 더하여, 고등학교 내내 ‘스물’이라는 단어는 나의 목표이자 하나의 간절함이었다. 누구나 ‘스무 살이 되면...’ 하고 그 때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전보다 성숙하고, 작은 일에 더 이상 크게 상처받지 않으며, 힐은 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