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겐 "남친 있어요?" 남자에겐 "여친있어요?". 나는 종종 상대와 이러한 질문을 주고받으며 어색한 정적을 무마하기도 한다. 헤테로(이성애자)의 비율이 상당한 우리나라에서는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인사치레용 질문이지만 사실 이 질문에는 무모한 전제가 내포돼 있다. 여자는 남자를, 남자는 여자를 만나야만 한다는 가정 말이다. 일상적인 언어들이 누군가에게는 비수가 될 수 있음을 비로소 깨닫게 해준 소설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박상영 작가의 연작소설 이다. 그중 에서는 쌉싸름한 사랑의 맛을 느낄
온라인 강의 재사용에 따른 학우들의 불만 생겨교내 온라인 강의 재사용 일부 허용돼우리 학교에서 온라인 강의는 △사전제작 △중대형 온라인 △플립러닝 및 PBL 강의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강의 영상들은 오프라인 강의와 달리 보존이 가능해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교강사가 온라인 강의를 일부 재사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일부 재사용 강의에서 학우들의 학습 피해가 대두돼교강사가 온라인 강의 영상을 사용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수업 방식이 온라인 강의인 경우 교강사는 사전에 촬영해 둔 영상을 학생들
과거부터 인간의 생존과 사상에 영향을 끼쳐온 물현대에는 도시 내 휴식처로 기능해우리 몸의 50~60%를 구성하는 물은 체내에서 순환하며 체온을 조절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렇듯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물은 인간사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우리는 언제부터 물과 함께 살아왔을까?물, 인간 문명의 시작이 되다물은 고대부터 인간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인류가 하천 유역에 정착해 농업 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4대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문명 △이집트 문명
술만 마시면 아내를 때리는 남편이 있다. 수십 년 고통에 시달리던 아내가 여느 때처럼 폭행당한 어느 밤, 깊이 잠든 남편을 질식시킨다. 대다수 사람은 이중 감정을 느낀다. 아내의 행동이 명백히 잘못이라고 느낀다. 하지만 남편의 오랜 행태에 대해 못지않게 분노가 치솟는다. 분노는 그런 결말을 당해도 싸다고 아내의 행동을 옹호하는 태도로 이어지기도 한다. 부정의에 대해 치솟는 분노의 감정, 이를 고대 그리스인들은 티모스(θυμός)라고 불렀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분노감이 정의 실현을 위해 대단히 중요함을, 동시에 그것이 이성에 의
글로벌리더학부글로벌리더학부(이하 글리) 학생회 G.LEAP(회장 문인혁, 이하 글리프)는 독립 단위로서 글로벌리더학부의 지위를 굳게 다지는 한편 사각지대 없는 복지와 편의 증대를 위해 노력했다. 먼저 글리프는 학부 브랜딩 사업으로 학부 로고 최신화와 카페 전면 개편 및 홈페이지 개선 공약을 이행했다. 학부 로고 최신화는 글리프의 제1 공약으로서 브랜딩 사업의 포문을 여는 주요 사업이다. 문인혁(글리 18) 회장은 “기존 로고가 법과 행정을 배우는 과 특성을 직관적으로 드러내지 못해 최신화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리프
소득분위가 학비 부담 능력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 이어져장학금의 본래 취지에 맞도록 변화 고민해야 2012년부터 시행된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은 정부와 대학의 분담 구조하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등록금 부담 경감 강화 및 확대를 기본방향으로 삼는 국가 장학제도다. 하지만 제도 도입 초기부터 장학금 지급의 근거가 되는 소득분위 산정과 관련한 논란이 제도 도입 초기부터 불거져 왔다. 어떤 연유로 논란이 이어져 왔는지 알아봤다.소득연계형 장학금은 △대한민국 국적 △국내 대학 재학생 △학자금 지원 8구간 이하의 세 조건을 모두 충족
최근 한 국내 대기업 직원이 수천억 원 규모의 대형 금융사고를 일으켜 화제가 됐다. 아직도 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 은 그 직원이 수백억 원대의 그 무거운 금 괴를 구매해서 본인과 가족의 집에 숨겨 놓았다는 것인데, 이는 어쩔 수 없는 금 특 유의 높은 희소성과 불변의 가치 때문이 아닐까?금은 철이나 구리와 같은 대표적인 금 속 중 하나이지만 그 아름다운 색깔과 희 귀성,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 인 높은 안정성으로 인하여 문명의 발생 과 함께 지금까지 본의 아니게 인류의 숭 배를 받아왔다. 이집트 파라오인 투탕카 멘의
일간지에 칼럼을 기고하면 자주 접하게 되는 댓글들 중 이런 게 있다. “공산주의가 그렇게 좋으면 북한으로 가라”, “동성애 하든 말든 너네끼리 살아!” 그뿐인가. 한 번은 사석에서, 한국은 소수자의 시민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더니, “허허, 혜진 씨는 프랑스 같은 데서 살아야겠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왜요? 프랑스만 더 좋은 나라 되라고요? 애국자는 아니시네요.”라고 응수하고 말았지만, 그 장면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특정 사상이나 성향을 가진 사람은 이 사회로부터 분리돼 동종집단 내에서만 살아야 한다는
‘자유’와 함께 ‘반지성주의’라는 말이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랫동안 주변 어디에서도 들려오지 않던 말이다. 더구나 그 언어는 지성의 전당인 대학이 아니라 대통령의 취임사를 통해서 들려왔다. 지성의 전당을 지키는 한 사람으로서 염치없으나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한다. 사라진 언어는 잊혀진 세계를 가리키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까맣게 잊고 살았던 ‘지성’의 세계와 그 언표가 이런 방식이나마 우리 기억 속에 다시 등장했다. 민주화의 열기가 가득했던 1980년대의 대학교정은 지성, 지성인, 지성의 전당, 상아탑과 같은 생명력이 박동치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 철학자 데카르트가 남긴 이 말은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한 번씩 들어봤을 만한 유명한 문장이다. 그렇다면 생각하지 않는 인간은 철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셈일까? 최근에 공연 한 편을 보며 또 비슷한 생각을 했다. 지난 1일부터 정동극장에서 공연 중인 쇼‘ 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극작 한정석, 작곡 이선영, 연출 박소영)’다.이 작품에는 파라디수스라는 가상의 국가와 독재자 미토스(Mythos, 신화)가 등장한다. 미토스는 로고스(Logos, 진리)의 반
인터뷰 - 극단 북새통 김소리 배우 다양한 연령층에 큰 울림을 전하고 싶은 극단 ‘북새통’전통예술의 범위를 넓히는 데 일조하고파 한 거지 부부의 셋째 딸 가믄장아기는 “누구 덕에 살았냐”는 아비의 물음에 “배꼽 아래 자궁 덕”이라 대답하고 집에서 쫓겨난다. 이후 가믄장아기는 거센 역경을 극복하며 산속 마퉁이네의 막내 마퉁이를 만나 청혼한다. 주체적인 여성상이 나오는 이 연극은 극단 북새통이 2003년에 공연한 ‘가믄장아기’다. 제주도 전통 옷을 입고 전통 악기를 든 채로 가믄장아기에서 악사 역을 맡은 극단 북새통의 김소리 배우를 만
지난 추석 무렵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지금까지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전례 없는 인기몰이에 갖가지 분석이 쏟아졌다. 그중 일명 ‘K-신파’가 비결의 핵심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외에서 꽤 익숙해진 데스물 장르에 한국식 서사로 변주를 준 것이다. 내용이 다소 자극적이란 비판도 있지만, 그 흥행성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오징어 게임 열풍의 원인은 매력적인 작품에만 있지 않다. 오징어 게임이 10년 전 국내
사람은 회의할 때면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밥 먹다가도 생각하고 이야기를 하다가도 생각하고 멍 하니 있다가도 생각한다. 생각이 그냥 생각으로 끝나서 한때 무엇을 생각했는지조차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런 ‘생각의 미아’를 굳이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간혹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거나 책을 읽다가 나도 이런 생각을 했다고 회상한다. 또 한 번 들었던 생각을 미아로 만들지 않고 계속 의식 속에 담아두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도 생각을 금고에 넣어두듯 보관만 하기도 하고 생각을 어항에 두어 키우기도 한다.원시인은 생각을 했지
상당히 묵직한 주제였다. 그러나 시장판 논란으로 끝났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고 운운하는 현 정부를 향해서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일갈한 것이 그 발단이었다. 그는 국민의 삶을 정부가, 모든 삶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건 바로 북한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슈에 대하여 반대당은 물론이고 같은 당의 동료의원도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것은 대통령의 기본 책무라고 그를 질타했다. 그의 애매모호한 자구선택이 논란을 부채질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왜냐하면 현 정부는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했는데, 그것을 “국민”
‘세계의 끝’이 아닌 세계(들)의 끄트머리에서 - 듀나의 초기 단편들에 대해나원영(철학 15) 1. ‘세계의 종말’로 복도훈의 ‘종말’을 상상하기“문학평론가는 앞으로 누가 아프다고 쓰면 아프다고 부르르 떠는 사람이어야 하겠다.”고 썼던 복도훈이 그로부터 한 해 반 정도가 지난 후의 글에서 2019년의 한국 SF에 대한 ‘감성의 물성’을 다루며, “동시대 여성 서사가 독자들과 주고받는 감응(affect)이 남다르다는 것은 확실하다”거나 “그들의 소설을 읽는 독자들과의 ‘정동적 연결’의 측면에서 폭넓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썼을 때의
1. 들어가며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세월호 징하게 해쳐먹는다’는 전 국회의원의 발화가 비단 그에 한정된 이야기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아직은 생동해야 하는 기억과 저항의 장이, 누군가에게 이토록 쉽게 변색되는 과정을 자주 목도한다. 또는 아직까지 잔여 하는 절망과 폭력이 인식되지 않는 듯 한 모습도. 랑시에르에게 문학은 정치를 수행한다기 보다 그 자체로 정치이다. 글쓰기라는 민주주의는 저항할 수 없는 사회적 영향력이 아니다. 그것은 말의 행위, 이 행위가 형태를 만드는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수업 분위기가 전혀 딴판이 된다. 평소에는 다소 느슨했던 수업에 묘한 긴장감이 넘친다. 이전에 자주 결석했던 학생들도 자리를 지켜서 강의실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밤샘 시험공부를 했는지 몇몇 학생들의 눈가에는 다크 서클이 완연하다. 그럼에도 졸지 않고 기를 쓰며 수업을 경청한다. 제한된 시간 동안 답안지를 채우는 시험 시간은 그런 분위기의 절정에 해당한다. 고도의 긴장 속에서 ‘사각사각’ 글씨 쓰는 소리만 팽팽해진 정적(靜寂)을 긁고 있다.한 학기 수업 내내 이만큼의 집중력을 발휘했다면, 아마 무엇을 이루
광고에는 ‘신화’가 있다광고 분석의 중요한 틀, 기호학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광고는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라는 요구 이상을 전달한다. 혁신적인 메시지를 주는 기업광고. 우리가 따라 해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공익광고.이러한 광고들은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이념을 생산해내고 있다. 기호학의 대가 롤랑 바르트는 이러한 과정을 ‘신화’라 표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화는 우리 사회를 은밀하게 지배한다. 과연 우리가 무심코 봤던 광고 속의 신화는 무엇일까.광고에는 전하는 메시지가 있고 그 메시지의 목적은 설득이다. 광고의 이러한 특성은 기호
다양한 분야에서 생활 속으로 퍼져나간 굿즈굿즈는 정서적 만족감 얻으려는 소비의 결과대한민국에는 굿즈가 쏟아지고 있다. 팬만을 위해 만들어지던 굿즈는 그 품목이 다양해지며 많은 사람들의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문화예술 영역의 아이돌 굿즈부터 대학생을 위한 학교 굿즈까지 굿즈는 그 범위가 확장됐다. 굿즈는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굿즈 너 정체가 뭐야?상품을 의미하는 영단어인 굿즈(Goods)는 단순한 상품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가 활용된 파생 상품을 의미한다. 사용 범위가 넓은 만큼 굿즈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불
칼 융의 심리 유형론에서 출발한 MBTI4가지 선호지표 조합해 16가지 성격유형 만들어“나는 ESFJ고, 사교적인 외교관 형이래.” 고대부터 현대까지 성격을 진단하는 도구는 많이 나왔지만, 그 중 대중화된 검사가 하나 있다. 바로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다. MBTI는 온라인 검색 한 번으로 간단한 검사 사이트들을 접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런데 MBTI 검사 결과로 나오는 각각의 알파벳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는가? ‘사교적인 외교관 형’은 도대체 무슨 유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