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주말 아침 아홉시가 되면 항상 나는 동네의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편의점으로 들어와 조끼를 입고 나면 나는 그 자리에서는 그저 편순이로 존재할 뿐이다. 담배를 뜯어 진열하고, 진열대를 청소하고, 매장 이곳저곳을 정리하면서 손님들을 응대하다보면 꽤나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어떤 어머니는 ‘편순이’인 나를 무시하며 아이에게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어린 나를 얕잡아 보는 몇몇 어르신과 중장년들은 반말을 내뱉거나 예의가 바르다는 맞지도 않는 칭찬을 읊조리며 내 손을 덥석 잡아 주물럭거리기도 한다. 나는 이렇게 ‘편순이’
우리는 영화를 ‘본다’. 하지만 상상해보자. 에 오싹한 벨소리가 없었다면? 에 기타맨의 연주소리가 울려 퍼지지 않았다면? 어딘가 허전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소리가 없는 영화는 그저 반쪽짜리 에너지를 전달할 뿐이다. 우리가 정신없이 영상을 눈으로 좇는 동안, 소리는 그 뒤에 숨어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동시녹음기사, 소리를 가다듬다촬영 현장에 슬레이트 소리가 울려 퍼지고 모두가 배우에게 시선이 고정된 순간, 유독 귀를 쫑긋 세우는 사람이 있다. 바로 동시녹음기사다. 동시녹음기사는 촬영 현장에서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