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훈 기자 (yhc0821@skkuw.com)

명륜동에 땅거미가 진 이후 이내 어둠이 찾아오면 골목길 구석구석은 여학우들에게 으슥하고 두려운 공간이 된다. 이에 여학우들이 안전한 밤을 보낼 수 있도록 매일 학교 인근의 원룸 밀집지역을 살피는 사람들이 있다. 명륜동 거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명륜자율방범대(이하 자방대)’의 ‘든든한 밤’을 동행해봤다.

지난 7일 오후 9시, 순찰 출발지인 명륜 파출소에서는 의무경찰대원 4명과 자율방범대원 6명이 순찰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현재 자방대는 의무경찰대원과 함께 오후 9시부터 자정까지 2개의 코스를 정해 명륜동 구석구석을 순찰한다. 꺼진 가로등, 어두운 골목이 있는지 매일 체크해 구청에 시정을 요구하고, 성범죄를 계획하는 사람에게는 경각심을 유발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 코스는 아남아파트 주변 골목을 지나 법학관 옆 철문으로 이어지며, 두 번째 코스는 경제관 옆 출입구를 지나 명륜3가 지역 원룸촌과 서울국제고 주변을 거쳐 명륜파출소로 돌아오도록 구성돼 있다.
평상시 순찰 활동은 각 코스별로 7~8명의 자율방범대원이 실시한다. 이번 취재에서는 두 코스 모두 기자가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준비를 마친 자율방범대원들은 오후 9시 15분경 명륜파출소를 나섰다. 우리 학교 정문 방향으로 걷던 중 좌측으로 꺾어들어가자 으슥한 골목이 등장했다. 특히 건물마다 비치된 주차장은 한 눈에 보기에도 어두침침해 보였다. 순찰에 동참한 배향자 명륜파출소장은 “으슥한 주차장은 범죄 위험 요소가 된다”며 “성균관대가 운영하는 원룸이나 외국인용 숙소 주차장에는 밤 시간대에 주차장 조명을 켜 놓도록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 소유의 원룸 건물주들은 주차장 조명 점등 시 전기료 부담으로 인해 적극 협조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를 두고 박성만 자율방범대장은 “정말 어둡다고 판단되는 곳에 대해서는 가로등 설치와 조도 개선을 구청에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