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선신정 기자 (sunsj93@skkuw.com)
▲ 정기공연을 앞둔 동아리들에게 동아리 스폰 문화는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본 사진은 연출된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4월 3일 우리 학교 커뮤니티사이트 성대사랑에는 ?동아리후원이라는 명목하에 학교 앞 자영업자분들 돈 뜯지 맙시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동아리 부원들이 후원이라는 명목하에 돈을 받아가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성균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동아리 스폰서(Sponsor, 이하 스폰) 문화는 정기공연을 앞둔 공연동아리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으나 오랫동안 이에 대한 직접적인 문제 제기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동아리 스폰 문화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업주들의 반응 제각각 
우리 학교 주변 음식점들을 찾아가 동아리 스폰 문화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결과 업주들은 다양한 의견을 드러냈다. 인사캠 근처에서 수년간 식당을 운영해 왔다는 A씨는 “공연 리플렛에 상호를 실어줘도 홍보 효과는 그다지 없지만 성균관대 학생들이 주 고객인 만큼 일부는 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나쁜 곳에 돈을 쓰는 것도 아니고 공연준비에 쓰는 것이기에 꺼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학우들이 밥을 먹거나 뒤풀이를 할 때 되도록 지원금을 준 가게로 찾아오려 하기 때문에 상부상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가게에 한 번도 온 적이 없는 학우들이 찾아오면 불편하다는 업주도 있었다. 장사에 지장이 있을까 봐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서다. B씨는 “지원금을 줬는데 공연이 끝난 후 뒤풀이를 와서는 금액이 적었다며 대신 서비스를 달라고 한 적도 있다”며 “한 달에 몇 십만 원이 들 때면 부담되는 것이 사실인데 학생들이 돈을 받아가는 것을 당연시하는듯하다”고 밝혔다.
한편 자과캠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C씨는 동아리 스폰 문화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학우들이 평소에 자주 가던 식당이나 술집을 찾아가면 감사의 표시로 어느 정도 지원금을 줄 수 있지만 무분별한 가게 방문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안면도 없는 학생들이 와서 후원을 요청하는 것은 구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동아리가 스폰을 요청하는 대상을 단골집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 문제 해결없이는 사라지기 힘들어
다수 공연동아리에서는 동아리 스폰 문화가 인근 상인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공연동아리가 처한 열악한 현실 때문에 동아리 스폰 문화가 당장 없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헌(국문12) 못갖춘마디 회장은 “불경기에 지원금을 받으러 다니면 죄송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 번 공연 할 때 앰프를 빌리는 데만 해도 수십만 원이 드는데 지원금마저 없으면 동아리 회원들이 그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동아리가 입장료를 받아서 공연비를 충당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전문적인 공연단체가 아니기에 입장료를 책정하면 공연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다.
소모임 및 기타단체는 중앙동아리(이하 중동)보다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중동 인준을 받은 연행예술분과 소속 공연동아리에서는 동아리연합회(인사캠 회장 유형석·경영10, 자과캠 회장 이민준·고분자08,이하 동연)로부터 한 학기에 20만 원 정도를 지원받지만 소모임은 이마저도 받지 못한다. 김수진(경영12) 레퀴엠 회장은 “소모임을 운영하면서 지원금 없이 내부에서 걷는 회비로만 공연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동연이 중동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지만 소모임을 대표하는 단체가 있는 것도 아니라 이에 대한 불만을 애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유형석 인사캠 동연회장은 “중동은 인준 받기도 힘들고 이후에도 자격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을 받는 것은 합당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동아리 스폰 문화가 업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외부 지원을 받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