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 송시열 대자첩 특별 공개

기자명 강도희 기자 (nico79@skkuw.com)

▲ '비취보다 푸른, 백옥보다 맑은-명품도자 100선'에 전시된 백자들의 모습. 김은솔 기자 eunsol_kim@
   

지난 22일 우리 학교 박물관(관장 이준식 교수·중문)이 개관 50주년을 맞아 600주년 기념관 지하 1층 전시실에서 기념 전시를 열었다. ‘비취보다 푸른, 백옥보다 맑은-명품도자 100선’전은 지난 50년간 박물관이 모은 고려·조선시대의 도자 유물과 함께 우암 송시열의 대자첩을 공개한다.
박물관을 들어서면 우암의 필체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부귀이득(富貴易得)명절난보(名節難保)’, 부귀는 얻기 쉬우나 명절은 지키기 어렵다는 뜻이다. 거친 듯하나 흐트러짐 없는 진서체의 여덟 자와 사이사이 먹물 튄 흔적에서 우암의 힘이 느껴진다. 대자첩 병풍의 전체 길이는 7m의 대규모로, 붓으로 쓴 현존 글자 가운데 가장 크다.
대자첩을 지나치면 도자의 향연이 펼쳐진다. 전시실에는 △청자 25개 △분청자 18개 △백자 57개 총 100개의 도자가 있다. 조선 후기에 제작된 청화백자는 유연한 곡선으로 떨어지는 하얀 몸체와 청아한 쪽빛으로 그려진 산수를 자랑한다. 청화가 없는 백자는 더욱 아름답다. 19세기에 만들어진 ‘백자병’은 푸른 기운이 감도는 순백색의 아우라만으로도 가득 찬 느낌이다.
백자 전시를 지나면 고려의 청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은은한 청록색의 매병, 연적을 지나 만난 ‘청자상감운학국화문완’에는 무늬를 파낸 뒤 백토로 메꾸는 상감기법을 이용한 구름, 학, 국화가 장식돼있다. 이어 조선 초기에 제작된 분청자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의 과도기 단계에 제작된 것으로, 거친 질감과 초록이 감도는 흙빛이 특징이다. 단순한 선으로 모란을 새겨 넣은 ‘분청자상감모란문병’에서는 분청자만의 소박함이 묻어난다.
박물관 측은 “유교문화가 중심인 우리 학교의 특성에 따라 백자 전시에 무게를 실었다”고 전했다. 우암의 활기찬 서체와 도자의 영롱함을 느끼고 싶다면 평일 10시부터 16시 사이, 우리 학교 박물관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