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다빈 기자 (dabin@skkuw.com)

▲ 최 감독과 우리 학교 핸드볼부 선수들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김은솔 기자 eunsol_kim@

지난 8월 26일, 핸드볼부는 한국체육대학교와의 경기에 패하며 전국대학선수권대회를 예선 2패로 마무리했다. 이는 스포츠단의 개혁안으로 2013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은 핸드볼부의 마지막 공식 경기가 됐다. 그로부터 약 2개월이 지난 지금, 기자가 찾은 연습장의 선수들은 우려와 달리 밝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오후 3시, 우리 학교 자과캠 대체육관은 핸드볼부의 열기와 힘찬 기합으로 가득했다. 그들은 △체력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 △인터벌 훈련 등을 진행하며 체력과 근력 증진을 위해 힘쓰고 있었다. 해체 위기의 상황에서도 훈련에 집중하는 선수들의 중심에는 지난달 핸드볼부에 새롭게 부임한 최현호 감독이 자리한다. 그는 우리 학교 핸드볼부 출신으로,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 △방콕아시안게임 △시드니올림픽 등 핸드볼 국가대표로 활동한 ‘핸드볼스타’다. 그는 핸드볼부를 맡으며 ?학교 선배로서, 핸드볼이라는 길을 함께 하는 인생 선배로서 그리고 형으로서 아이들과 하나부터 열까지 공유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워 실천에 옮겼다. 그 결과로, 선수들은 입을 모아 “짧은 시간 안에 정말 많은 것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바로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다. 열약한 상황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물론, 다른 대학교 선수들의 은근한 조롱으로 위축되곤 했다. 뒤숭숭한 팀 분위기 속 최 감독은 ‘소통’을 내세우며 선수 개개인에게 먼저 다가섰다. 아침은 챙겨 먹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매일같이 물으며 재활원까지 동행하곤 한다. 김도순(스포츠 11) 학우는 “감독님의 세심한 조언들이 큰 동기부여가 돼 이제는 의욕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실업팀과 함께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앞으로의 진로를 위한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선수들은 지난달 14일부터 4일간 실업팀 두산과 함께 훈련과 연습 게임을 진행했다. 실업팀은 체육관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우리 학교에서 체육관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훈련을 함께 하는 것이다. 이는 실업팀에서 선수들을 평가해 스카우트로 연결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 핸드볼부 주장 박인혁(스포츠 11) 학우는 “연습량이 부족한 우리들의 훈련에 신경 쓸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실업팀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감독님께 고맙다”고 말했다.
핸드볼부는 이제 4학년 선수 5명이 졸업하게 되면 3학년 선수 4명만이 남게 된다. 이 경우,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일반 학우들과 함께 팀을 꾸려 경기 인원인 7명을 채우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공식 대회에 출전하는 과정이 까다롭고 일반 선수들과 동등하게 지원하는 것이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아마추어 선수들과 팀을 구성해 시합에 나갈 수 있다면 승패를 떠나 세상에 우리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미래를 내다봤다. 내년에 핸드볼부를 이끌게 될 이석우(스포츠 12) 학우도 “상황이 어떻든 남은 기간 열심히 훈련하며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의지를 보였다.
보다 더 오래 핸드볼부 감독으로 남고 싶다는 최 감독의 말에서 핸드볼부 지도자로서의 강한 의욕이 느껴졌다. 새로운 선장을 만난 핸드볼호가 순풍을 타고 넓은 바다를 향해 전진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