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희선 수습기자 (webmaster@skkuw.com)

 

박윤혜(경제 20) 학우는 봄만 되면 항상 비염이 심해져서 병원을 찾는다. 창문도 잘 열지 못하고 가끔 눈도 충혈돼 항상 집에 안약을 구비하고 있다며 꽃가루 알레르기의 피해를 전했다. 미국 미시건대 연구팀에 따르면 꽃가루는 기후 변화로 인해 연간 방출량이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또 꽃가루 알레르기에 대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꽃가루가 인체에 들어와 면역계를 자극해 알레르기를 유발
꽃가루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로

꽃가루는 우리 몸의 외부 물질에 불과하다. 외부 물질이 몸 안에 들어오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를 한다. 그러나 우리 몸에 크게 해가 되지 않는 물질이 들어오더라도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알레르기라고 한다.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물질은 알레르기 항원이라고도 불리는 알레르겐이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경우, 꽃가루가 알레르겐인 셈이다. 외부 물질이 신체에 들어오면 면역계는 그에 대응하는 항체를 만든다. 항체의 종류는 다섯 가지로, 세부 구조와 기능에 따라 IgA IgD IgE IgG IgM으로 나뉜다. 이중 알레르기와 관련 있는 항체는 IgGIgE. IgG는 우리 몸속에 있는 항체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IgE는 신체에 극미량 존재하며, 알레르기 반응이나 기생충 감염이 있을 때 증가한다. 한양대 의과대학 오재원 교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IgG 항체를 많이 가지고 있는데, 특정 사람들은 외부 물질이 신체에 들어왔을 때 면역계가 IgE 항체를 많이 만들어 알레르기성 질환이 나타나는 알레르기 체질이 된다고 설명했다. 모든 종류의 꽃가루에 똑같이 면역계가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자작나무 꽃가루에만, 어떤 사람은 소나무 꽃가루에만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며 사람마다 가진 알레르기가 다르다.


꽃가루 알레르기에는 어떤 증상이 있을까?
꽃가루 알레르기로 IgE 항체 농도가 증가하면 히스타민이 배출돼 신체에 다양한 질환을 야기한다. 오 교수는 알레르겐인 꽃가루가 *비만세포에 도착하면 비만세포 안의 조그만 구슬 같은 과립이 터져 여러 알레르기 물질 중 하나인 히스타민이 나온다히스타민은 혈관이나 입 주변을 부풀게 한다고 전했다. 히스타민은 주변 조직의 부종이나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기관지에서 히스타민이 배출되면 비염과 같은 증상을 보이게 된다. 이 밖에도 히스타민은 기관지 천식과 결막염 등을 유발한다. 오 교수는 똑같은 알레르기 체질이어도 기도 중 하기도 조직이 예민하면 호흡기 약화로 인해 천식이 나타날 수 있고, 상기도가 예민하면 코나 눈의 약화로 비염이나 결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중 기침이 자주 나거나 호흡하기 어렵다면 천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은 재채기, 콧물, 코막힘을 동반하며, 결막염 같은 경우 눈곱이 자주 발생하고 눈이 가렵거나 충혈된다.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적절한 대응법을 찾아 꽃가루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꽃가루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
꽃가루 알레르기는 항히스타민제와 국소용 스테로이드를 이용해 약물치료를 할 수 있다. 사용 시 차이점은 염증이 진행되고 있는지이다. 오 교수는 염증이 진행되는 경우 항히스타민제가 아닌 소염제를 사용해야 한다대표적으로 스테로이드를 쓸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스테로이드는 살이 찌거나 고혈압 발생 위험이 있기 때문에 코에만 뿌리는 국소용 스테로이드를 이용해 다른 신체 부위로 스테로이드가 퍼지는 것을 막는다고 덧붙였다. 약물치료 외에도 면역치료를 통해 꽃가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겐을 몸에 투여해 반복적으로 노출함으로써 알레르기 증상을 없애는 방법이다. 초기 단계에서는 적절하게 희석된 알레르겐을 매주 1회씩 투여하다가 용량을 늘려가며 최고 농도의 알레르겐 용량까지 올린다. 최고 용량을 한 달에 한 번씩 3~5년 동안 시행함으로써 알레르기 치료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꽃가루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해 알레르겐이 체내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오 교수는 꽃가루가 가장 많이 날리는 오전 6시부터 10시 사이에 환기나 조깅을 자제할 것을 추천한다외출 후 샤워를 통해 집에 꽃가루가 돌아다니는 것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만세포=히스타민과 헤파린 등을 함유한 작은 입자를 갖고 있는 백혈구의 일종.

 

 

소나무의 꽃가루인 송화가루가 날리는 모습.ⓒ경남일보 캡처
소나무의 꽃가루인 송화가루가 날리는 모습.ⓒ경남일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