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 학기에 신입생 공연을 하기 위해 대관을 하러 문화사업파트를 찾았더니, 그곳에 계신 직원 분으로부터 공연이 다 끝나면 극장 청소를 깨끗이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공연을 마치고 극장에 남아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야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터라, 굳이 청소를 잘 하라고 거듭 강조해서 당부하시는 직원 분의 태도가 조금은 이상해보였다.

그러나 극장에 들어가자마자, 왜 그 직원 분께서 그토록 신신당부하셨는지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우리 동아리가 들어가기 바로 전에 극장을 썼던 팀이 남기고 간 쓰레기가 극장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던 것이다. 그대로 두면 우리 공연에도 지장이 생길 것 같아서 우리는 바쁜 작업을 뒤로 미루고 일단 극장 청소부터 해야 했다. 청소를 하다보니 바로 전에 극장을 이용했던 팀 뿐만 아니라 그 전에 이용했던 팀들의 흔적도 발견되었다. 심지어는 1년전에 이 극장에서 올라갔던 공연의 팜플렛이 나오기도 했다. 자기 팀의 공연만 끝나면 그 다음은 상관없다 식의 사고방식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더 큰 문제는 그렇게 극장을 치우지 않고 그냥 가버린 팀의 다음으로 극장을 이용한 팀들 또한 계속 마찬가지로 자기네 공연이 끝나면 대충 치우는 시늉만 하다가 다음 팀에게 극장 키를 건네주었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물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우리 동아리만 결백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조명실에서 나왔던 출처를 알 수 없는 그 무수한 쓰레기들 중에는 분명히 우리 동아리가 치우지 않고 남겨둔 것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동아리는 어떤 쓰레기를 얼마만큼 남겼고, 다른 동아리는 또 얼마만큼 남겼는지를 따지기 전에, 이러한 극장의 풍경이 바로 우리 성대의 자화상이라는 생각이 들자 부끄러웠다.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다 보면 ‘아름다운 사람은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는데, 사실 공공시설을 깨끗이 이용하는 것은 아름다운 사람의 조건이 아니라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해도 당연히 실천해야할 의무이고, 예절이다. 그런데 우리 학교 내에서 이러한 기본적인 것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분명 우리 학우들 모두가 한 번쯤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대목일 것이다. 특히 극장을 이용하는 모든 공연 동아리와 소모임들은 땀 흘려 연습한 공연이 올려지는 소중한 극장에서 이러한 부끄러운 일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하겠다. 

박세준 (국문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