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국문화원을 가다

기자명 이혜진 기자 (ophelia@skku.edu)

프랑스 전문 카페의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일본에서 유행 중인 최신 팝을 듣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할까? 영국의 최신 잡지, 문고를 공짜로 읽으면서 영어실력을 늘리고 싶다면? 어학강좌 및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 상호간 문화교류에 이바지하는 동시에 저렴한 가격으로 문화생활이 가능한 곳, 바로 외국문화원이다. 대부분은 해당 대사관의 소속 기관으로써 그곳의 지원을 받지만 몇몇 문화원은 운영 면에서 독자적으로 문화활동을 전개하기도 한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정보 및 행사부터 어학강좌까지 그동안 몰라서 못 찾았던 우리 주위 문화원에 대한 몇몇 간단한 정보를 알아보자.

프랑스 문화원

서울역 3번 출구, 또는 시청역 8번 출구에서 약 10분 가량 걸어가면 우리빌딩이란 건물 18층에 세련된 인테리어의 프랑스 문화원이 자리해있다. 다채로운 요리로 유명한 프랑스답게 정면의 ‘오늘의 메뉴’와 함께, 오른편 미디어 도서관을 마주한 프랑스 카페가 눈에 띈다. 미디어 도서관에서는 각종 도서 및 정기 간행물의 열람과 음악청취, DVD 감상 등이 가능하며 특히 매주 금요일 6시 반에는 수준 높은 프랑스 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다. 문화원의 한국녀 관계자는 “프랑스에 관심 있는 일반 한국인들도 이곳을 많이 찾지만 2달에 한번씩 미디어 도서관에 들어오는 최신자료 ­ 신간 소설 영화 등 ­ 를 접하기 위해 방문하는 프랑스 인들도 전체 방문객의 30% 가량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영국 문화원

광화문역 6번 출구, 흥국생명 빌딩 4층에 위치한 영국문화원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어학센터이다. IELTS 특별반, 토요집중코스, 방학집중코스 등을 비롯해 한해 총 6학기, 한 학기 당 7주로 이뤄진 성인반 어학강좌는 영국인 강사진의 회화위주 다양한 커리큘럼과 수준별 단계학습 등 체계적인 교육으로 유명하다. 특히 회원, 또는 어학강좌 수강 학생은 도서실의 비디오 시청 및 어학용 시청각 자료를 자유롭게 이용, 대여할 수 있어 영어공부에 더없이 좋다. 최근에는 일반인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주력, 문턱이 더 낮아졌다. 유학상담 및 영국영화특별전, 인사초청 등의 행사 역시 눈길을 끈다. 영어, 영국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평소 이곳 문화원의 세미나 및 행사 일정을 꼼꼼히 살펴볼 것.

일본 문화원

한일 문화교류의 장이 활기를 띄는 요즘, 3호선 안국역 부근에 위치한 일본 공보문화원에서는 이와 같은 두 나라간 문화교류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문화원 2층, 3층의 전시실, 영화관에서의 각종 행사는 물론, 외부에서의 전시, 미술제, 록 페스티발 등에도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문화원 건물도 개축공사를 거듭, 올 봄 도서관, 전시실, 강당 등도 새 단장을 마쳤다. 어학강좌는 열리지 않지만 약 2만 2천 권의 장서를 갖춘 도서관에 무료로 회원등록이 가능, 장서를 대출할 수 있다는 점이 이곳 문화원의 매력이다. 일본하면 젊은 세대에겐 일본의 대중문화,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1층의 음악 뮤직비디오 감상코너와 지난 2000년 오픈한 3층 일본음악전문센터는 일본의 최신곡을 다양하게 갖춤으로써 이들 세대의 입맛에 맞췄다. 일본 문화원의 한 관계자는 “초등학생부터 80대 노인분들까지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는데 1층 도서실 장서는 주로 나이 드신 분들이 이용하지만 2, 3층의 전시, 문화 공간은 젊은 사람들이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독일 문화원

대부분의 문화원이 시내 중심에 위치하는데 비해 한적한 남산순환로의 독일문화원은 ‘언덕 위의 하얀 집’과 같은 고상한 분위기를 풍긴다. 약 1만 2천 권의 장서와 시청각 자료를 갖춘 1층 도서관에서는 독일영화 전문코너가 마련, 즉석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각종 행사를 열 수 있는 전시음악당, 영화관들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독일 문화원을 찾는 재미를 더한다. 한편 초급/중급의 4학기제 회화위주로 운영되는 어학강좌와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독일어학증명시험을 실시하고 있는 이곳은 어학코스가 상당히 잘 돼있다. 또한 독일어 교사들을 위한 세미나 및 유학 상담 세미나 등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어 이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쉽사리 구할 수 있다.

외국문화에 대해 알려면 외국문화원만큼 좋은 곳이 없다. 현지에서 건너오는 다양한 정보와 최신 자료들은 문화원이 가장 많이 갖추고 있으며, 강좌가 흔치 않은 몇몇 어학 강좌도 등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원 등의 문제로 인해 이와 같이 운영이 활발히 이뤄지는 문화원은 아직 국내에 몇 곳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정보가 많은 몇몇 문화원도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문화원의 기능인 자국문화의 홍보는 현지국민들의 이용으로 그 빛을 발할 수 있다. 멀리 사설기관을 찾을 것 없이 우리 주위 문화원을 적극 활용, 나의 지식과 경험을 넓혀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