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기자 (webmaster@skkuw.com)

 단편 <봄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마감을 두고 ‘완성한’ 저의 첫 번째 소설입니다. 또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쓴 첫 번째 글이기도 합니다. 소설 작법에 문외한이라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습작에 가까운 어설픈 글로 수상을 하게 되어 부끄럽습니다. 구성도, 밀도도, 두루 설익은 날 것의 글을 인내심 있게 읽어주시고 평가를 해주셨다니 송구스러운 마음과 동시에 감사한 마음도 듭니다.

 ‘읽는 사람은 죽기 전에 천 번을 산다’는 말이 있지요. 저는 쓰면서도 다른 이의 삶을 경험합니다. 이번 글은 스스로 만들었지만 낯선 또 하나의 삶을 살아볼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소설을 완성하는 것이 제게는 늘 어려운 일인데, 부족하게나마 완결된 이야기를 도출할 계길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물건을 쉽사리 버리지 못하고, 사진을 잘 삭제하지 못합니다. 한 번은 대청소를 했는데, 많은 물건들을 버리고 나니 그 물건과 지나온 시간들을 이제는 영 잃어버린 것 같아 며칠을 초조하게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소설은 그런 불안으로부터 시작된 글입니다. 잃어버린 것들을 그런 상태인 채로 내버려두어야 하는 순간에 대해, 체념을 통과한 위안의 자장磁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궁극적인 메시지는 있었지만, 욕심이 나 여러 요소를 첨가하다 보니 오히려 혼탁한 글이 되진 않았을까 하는 우려도 듭니다. 

 어느덧 겨울이네요. 대기에 찬기가 그득한 이때, 저는 돌아올 봄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 봄’은 돌아오지 않지만, 새로운 봄은 또 돌아오겠지요. 여러분도 지나간, 또 돌아올 저마다의 봄을 소중히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윤성빈(사과계열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