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글로벌수업과 혁신수업 새 학기부터 개편돼

학생참여 중심 수업에 대체로 긍정적이나 일부 보완할 점도

지난달 17일 교무팀은 ‘학생참여형 플립러닝 및 PBL 수업 방식(이하 플립러닝・PBL)’ 도입을 발표했다. 2021학년도에 시범 도입돼 운영해 온 글로벌수업과 혁신수업의 개편안이었다. 이 수업들을 기존 강의들과 더불어 하나의 강의 형태로 지속 운영하겠다는 학교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플립러닝·PBL 개편안의 핵심 내용.
플립러닝·PBL 개편안의 핵심 내용.

 

수업 개편안, 어떻게 바뀌었나
이번 개편안으로 △명칭 △수업 유형 △행정적 측면에서 변화가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수업 유형의 단순화다. 기존 혁신수업의 세 가지 유형이었던 △문제해결 △특화혁신 △플립러닝과 글로벌수업의 경우 사전 이론 강의나 학생 중심 활동 등 비슷한 수업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 유형은 달라 학우들이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하기 어려웠다. 우리 학교 교무팀 이준호 책임은 “글로벌수업은 플립러닝에 흡수하고, 특화혁신 수업은 없애 플립러닝과 문제해결 수업인 PBL 두 가지만 남겼다”고 말했다.

명칭 역시 글로벌이나 혁신 같은 추상적인 표현보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형태로 변경됐다. 이 책임은 “혁신수업이라는 표현은 우리 학교만 썼던 표현”이라며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표현인 플립러닝과 PBL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플립러닝은 학생이 온라인을 통해 이론 전달형 강의를 미리 습득하고, 오프라인 강의실에서는 교강사의 강의보다 학생 활동이 더 많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이다. 또한 PBL은 문제 혹은 프로젝트 기반 학습(Problem/Project Based Learning)으로 프로젝트나 문제를 상정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 중심의 참여 수업이다.

행정적인 측면에서는 교강사의 자율성이 감소했고 온라인 강의의 분량이 부실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담겼다. 기존 글로벌수업과 혁신수업의 경우 오프라인과 온라인 강의의 비중 등 강의 운영에 교강사의 자율성이 폭넓게 인정됐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 중 플립러닝의 경우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교강사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강의의 비중을 정하고 이를 주차 별로 엄격히 지키도록 했다. 또한 이전과 달리 오프라인 강의만 강의 시간과 강의실이 배정된다. 이 책임은 “플립러닝의 방식에 맞게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강의 모두 충분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학교에서 관리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PBL은 여전히 교강사가 학기 중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58개 대학 경영학과장 모임이 참관한 글로벌지속경영 플립러닝 강의가 진행되는 모습. © 우리 학교 성대뉴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58개 대학 경영학과장 모임이 참관한 글로벌지속경영 플립러닝 강의가 진행되는 모습. © 우리 학교 성대뉴스 홈페이지 캡처

 

수업 혁신, 어디까지 왔나
학생참여가 중심이 되는 수업 혁신의 흐름에 대해 학우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학기 플립러닝 강의를 수강했던 김재욱(정외 21) 학우는 “토론 활동과 팀 프로젝트를 통해 다른 학우의 의견을 청취하고 지식을 심화시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교무팀에 따르면 혁신수업이 자기주도적으로 소통하면서 학습하는 경험을 제공했는지를 묻는 강의평가 문항에 대부분의 학우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등교 부담이 줄어 플립러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학우들도 있었다. 박선민(사복 22) 학우는 “수업을 들으러 매번 강의실에 직접 가지 않아도 돼 좋았다”고 말했다.

교강사들의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지난 학기 플립러닝 강의를 진행했던 우리 학교 경제학과 김준성 교수는 “온라인 강의는 높은 퀄리티의 강의를 효율적으로 전할 수 있지만 학생과의 상호작용이 부족해 아쉬웠다”며 “플립러닝으로 그 단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로벌수업과 혁신수업에 적용됐던 절대평가 방식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 교수는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다른 학생에 비해 등수가 낮은 경우 학점을 낮게 받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었다”고 전했다. 장선규(컴교 18) 학우도 “절대평가여서 다른 과목에 비해 학점 경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플립러닝・PBL에서도 절대평가 방식은 유지될 전망이다.
 

혁신이 깊이 뿌리내리려면
한편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교강사가 온라인 강의를 여러 학기에 걸쳐 재사용하거나, 분량이 지나치게 적었다는 일부 의견이 있었다. 이 같은 의견에 이 책임은 “주차별 온라인 수업 콘텐츠가 충분한 분량으로 제공됐는지 확인하고 충실한 수업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교강사와 학생 모두의 미흡한 준비로 오프라인 강의가 무의미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장 학우는 “재작년에 들었던 플립러닝 오프라인 강의에서 교수님은 그저 질문 없냐는 말만 반복하시고 학우들은 제 할 일 하기 바빴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학교 교수학습혁신센터 이상은 부센터장은 “교강사들이 학습에 꼭 필요한 예제나 과제를 제시하는 등 구체적인 오프라인 수업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며 “학생들 또한 학생 중심 수업이라는 취지를 잊지 말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부센터장은 “수업 혁신이 양적으로는 뿌리를 잘 내렸으나 질적 성장은 이제 시작”이라며 “교강사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