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외무고시 낙방 끝에 이뤄낸 금감원 합격
한 분야에 매몰되지 말고 여러 경험 쌓길
우리는 일상생활 속 대부분의 금융 거래들이 안전하다고 믿기에 물건을 마음 편히 거래할 수 있다. 이러한 금융 거래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 바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다. 금감원에 입사해 공정한 금융 거래와 소비자 보호를 위해 힘쓰는 이영진(글경영 11) 동문을 만나 그의 취업 비결을 들어봤다.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가.
금감원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보험 △은행 △중소 △증권의 네 권역에서 금융 거래를 감독한다. 그중 카드사를 비롯한 중소기업의 금융사에서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을 의미하는 여신금융 분야의 감독을 맡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영업 중에 이뤄지는 소비자 기만행위를 감독하거나 공정하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문서를 다루는 능력이다. 다양한 경제 주체들의 지표를 추려서 가독성 있게 정리하는 것이 핵심 업무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엑셀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한글을 통해 보고서로 핵심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덧붙여 데이터 분석 처리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도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 금융권 전반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경영, 경제학이나 법률적 지식이 이에 해당된다. 전산화된 정보를 정리해야 하는 업무가 필수적이다 보니 IT 지식도 전문적으로 알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금감원 외의 다른 취업 준비를 한 경험이 있는지.
유년 시절부터의 오랜 꿈이 외교관이었기에 금감원 준비 이전에는 10년 가까이 외교관 후보자 선발 시험인 외무고시를 준비했었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우리 학교 고시 준비 단체인 외현재에서 시험을 준비했다. 그러나 최종 전형에서 두 번이나 탈락하며 계속해서 아쉬운 결과를 마주했다. 이에 따라 한 분야에만 매몰되기보다는 다른 직종에도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전공 수업에서 배운 금융 관련 분야에 흥미가 생겨 금감원 취업에 도전하게 됐다.
금감원 취업은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금감원은 자기소개서 접수 후 1·2차 필기시험과 1·2차 면접을 통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채용이 이뤄진다. 보통 자기소개서는 규격에 미달하지 않는 한 대부분 합격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가장 경쟁률이 높고 중요한 분야는 필기시험이다. 1차에서 *NCS라는 필기시험을 본 후 2차 필기시험으로 본인 희망 직렬에 따른 전공 시험을 본다.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나면 현재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실무진들과 1차 면접을 본 후 채용을 담당하시는 임원진들과 2차 면접을 본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금감원에 취직하게 된다.
금감원 취업을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금감원은 필기시험의 중요도가 큰 편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외무고시를 준비하며 쌓았던 지식을 통해 필기시험을 비교적 손쉽게 준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고시를 오랫동안 준비한 탓에 내향적인 성격으로 변해 면접을 준비할 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면접에서 자신의 강점을 면접관에게 자신감 있게 어필해야 하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열정적인 스터디원들을 만나 스터디에서 서로 자료를 공유하고 모의 면접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하며 면접 준비를 수월하게 해낼 수 있었다.
현재 대학생활을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다양한 경험을 하며 수많은 기회의 문을 모두 열어두라는 조언을 전하고 싶다. 10년간 외무고시라는 한 우물만 파다 우연한 계기로 금감원 취업을 준비한 것이지만 현재는 금감원 취업에 오히려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 과거 외교관을 꿈꾸게 만들었던 목표는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금감원에서 일을 할수록 이러한 목표가 외교관뿐만 아니라 금감원에서도 이룰 수 있는 것임을 깨닫는다. 대학만큼 다양하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도 흔치 않다. 그러니 한 분야에만 매몰되지 말고 여러 경험을 쌓으며 견문을 넓히길 바란다.
◆NCS=국가직무능력표준을 의미하는 단어로, 응시자가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다양한 조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