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영주 기자 (0zoo@skkuw.com)

세부 전공명 지정으로 특색 있는 학위 취득 가능

개인형 스토리텔링 가능한 커리큘럼 설계가 중요해

자기설계융합전공은 학과별 로드맵과 전공 필수 이수 과목 등 정형화된 커리큘럼 없이 여러 전공을 자유롭게 결합해 독창적인 교육과정을 수립할 수 있는 제도다. 본지는 도입 10년 차에 접어든 우리 학교 자기설계융합전공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성공적인 전공 설계를 위한 조건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자기설계융합전공, 내가 기획하는 전공 
자기설계융합전공은 학생이 자체적으로 설계한 세부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복수전공으로, 2015학년도 1학기에 학생 주도의 다학제 융복합 인재 양성을 목표로 우리 학교에 처음 도입됐다. 자기설계융합전공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만의 맞춤형 전공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 학교 학사과정에는 범죄학 전공이 존재하지 않으나 자기설계융합전공으로 사회학, 심리학, 법학 등 여러 분야의 전공을 개수 제한 없이 융합해 범죄학이라는 세부 전공을 만들 수 있다. 자기설계융합전공으로 사법학 전공을 이수 중인 최진영(영문 21) 학우는 “행정학과와 정치외교학과, 경영학과의 과목들을 융합해 사법학 전공을 설계했다”며 “관심 있는 분야의 전공 강의만 선택해 하나의 복수전공만으로 3가지 이상의 학문을 공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자기설계융합전공은 개인 맞춤형 교육과정을 설계, 이수할 수 있어 전반적인 학업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스타트업 마케팅 전공을 이수 중인 전지우(경제 21) 학우는 “원전공 공부가 맞지 않아 관심 있는 타 학과 수업을 듣곤 했다”며 “이제는 교수님께 별도로 비전공TO를 부탁드릴 필요 없이 듣고 싶은 수업을 수강할 수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공 설계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자기설계융합전공은 학생 스스로 전공을 구상하고 설계해야 하기에 일반적인 복수전공에 비해 세밀한 신청 절차를 거친다. 이수를 희망하는 학우는 학업 계획 및 전공 교육과정을 수립해 사전심사 신청서를 작성한 뒤 자기설계융합전공 학과 이메일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신청자를 대상으로 오프라인 워크숍이 진행되며, 워크숍에서는 △동료 평가 △모범사례 공유 △자기설계융합전공 주임교수의 개인별 피드백 등의 활동이 이뤄진다. 피드백을 반영해 수정된 신청서를 제출하면 주임교수가 학업 계획과 교과목 포트폴리오를 심사하고, 성공 가능성을 기준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사전심사가 끝난 뒤에는 참여학우들의 전공 설계 방향성 설정을 돕고자 매 학기 주임교수와의 전화, 대면 상담 등을 통해 개별지도가 진행된다. 참여학우가 스스로 설계한 교육과정으로 전공 36학점을 이수하면 자기설계융합전공 수료가 가능하다. 수료생은 △공학사 △문학사 △이학사 세 가지 학위 중 하나와 본인이 작명한 세부 전공명 학위를 함께 취득할 수 있다. 2024학년도 1학기 기준 지금까지 총 329개의 세부 전공 분야가 승인됐으며, 이번 학기 자기설계융합전공을 이수 중인 학우는 총 52명이다. 자기설계융합전공은 개설 초기에 학기당 약 40명의 인원을 선발했으나 행정 업무 가중, 관리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현재는 학기당 20명 내외로 인원을 선발한다. 우리 학교 자기설계융합전공 사무실 이주홍 선임은 “제도의 취지에 맞는 학생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도록 향후 진입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라 밝혔다. 한편 세부 전공명 및 이수 과목은 원칙적으로 변경이 불가하나 예외 상황으로 인정될 시 변경 신청이 가능하도록 구제책이 마련돼 있다. 예외 상황이란 △과목 미개설 △수강신청 실패 △폐강 등이며 이때 참여학우들은 자체 설계한 교육과정 내에서 교과목의 수강 순서를 조정할 수 있다.
 

자기설계융합전공이 빛을 발하려면 
올해로 도입 10년 차에 접어든 자기설계융합전공은 참여학우들 사이에서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학습이 가능한 획기적인 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 미디어 콘텐츠 전공을 이수한 정예지(경영 18) 동문은 “취업 준비 시 다양한 직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자기설계융합전공이 유용할 수 있다”며 “각 직무에 필요한 다방면의 전공지식을 선택해 학습할 수 있어 여러 직종을 동시에 준비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처럼 자기설계융합전공은 다양한 분야의 접목을 통해 진로 설계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고, 개인마다 특색 있는 학위를 취득해 취업시장에서 차별화된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해당 학위를 대외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개인별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도록 전공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학교 자기설계융합전공 고장완 주임교수는 “다양한 과목들을 이수한다고 해서 융복합 전공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의 세부 전공명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교과목을 서로 연계할 수 있을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설계융합전공 진입 시 분명한 목표 설정과 충분한 사전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자신을 위한 전공이니만큼 부디 스스로에 대해 많이 고민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