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글을 쓰는 일은 철저한 팀 플레이 정신에 기초한다고도 할 수 있다. 글쓰기라는 경기 안에서 문장의 최소 단위 이상의 모든 요소가 주제의식의 효과적 표출과 전달이라는 목표를 향해 조화를 이루며 달려가는 모습은 글쓰는 이 스스로의 즐거움이자 미덕일 것이며, 관중들은 그러한 모습에 진심 어린 환호를 보낸다. 하지만 지난 호 기사 중 문화기획 면의 ‘무술아 놀자’에 이러한 즐거움과 미덕이 부족하여 관중들에게 그들이 기대하는 만족감을 선사하지 못하는 면이 보여 감히 몇 가지 지적을 해보고자 한다.
넓게 볼 때 기사는 전체적으로 넘쳐나는 이야기 속에서 방향을 잃은 모습이다. 기사는 무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하여 이종격투기를 둘러싼 논란과 제 7회 충주세계무술축제에 대한 보도를 거쳐 무술은 호신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결승선을 향해 달려간다. 많은 양의 자료를 조사하고 취재하기 위하여 투자했을 긴 시간과 노력은 느껴지지만 각 소재들간의 자연스러운 연결이 부족하며 시작에서 끝을 관통하는 공통의 주제의식이 느껴지지 않아 각 부분들이 각자의 목소리만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작은 부분에서도 아쉬운 면은 보인다. 네 개의 소제목들은 새로운 시도는 신선하나 지나치게 가벼운 감이 있고 기사를 적절히 배분해주지 못하는 모습 또한 보인다. 특히 기사 중 ‘이종격투기도 무술(?)’ 이라는 소제목 앞에서 이종격투기를 무술로 볼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의 보도가 시작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며, ‘제 7회’라는 한글을 두고 굳이 ‘7th’라는 영어 표현을 사용한 점도 사소하긴 하지만 눈에 거슬린다.
글쓰기라는 경기 속에서 자신의 손안에 한꺼번에 쥐고있는 많은 것들을 과감하게 내려놓기가 힘듦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지만 때로는 힘을 빼고 덜어내는 용기를 발휘해야만 조화와 자연스러움이라는 숨은 보석을 발견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기사를 작성함에 있어 작은 모니터 속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이 아닌 수많은 독자들을 마주하길 바란다.
모니터링 요원 김대승 (중문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