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 김수영 기자

기자명 김수영 기자 (ksyqueen@skku.edu)

최근 가장 큰 이슈는 고교등급제이다. ‘내신대란’, ‘고1 교실은 전쟁 중’ 등 연일 신문과 뉴스는 선정적인 문구들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92년 이후 매년 바뀌어온 대입제도에 대해 학생들과 학부모, 입시 관계자들이 겪는 혼란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올해는 그 혼란이 더욱 심각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누구이고,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먼저 이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일관성 없는 교육제도로 사회 혼란을 만들고 있는 이 나라 교육부에게 있으며, 호들갑떨기 좋아하는 언론과 참된 교육보다는 자신들의 세력 키우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일부 교육단체들도 그 책임은 함께 져야한다. 이에 교육부는 사태해결을 위해 김진표 교육부장관의 호소문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국민들을 달래기에 나섰지만 이같은 조치는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 같다.

한편, 우리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고 추궁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경쟁중심 교육 방식은 물론, 보다 근본적으로 과도한 경쟁 그 자체가 일련의 사태들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점을 잊고 있지는 않은가? 유래 없는 일극주의로 귀결되는 학벌구조, 그리고 학벌이 현대판 카스트제도를 구축하는 우리사회의 병폐로 인해 고등학교를 전쟁터로 만들고 있는 우리 교육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할 때이다.

내신대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니,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대학 개혁으로 학문의 추구라는 대학 자체의 설립 취지를 살리고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학벌을 타파하지 않은 한 교실의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