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디좁은 대기실, 식사도 ‘알아서’

기자명 박소영 기자 (zziccu@skku.edu)

우리 학교 청소 용역 직원들의 근무 환경이 문제가 되고 있다.

청소 용역 직원들은 새벽 5시에 출근해 오후 4시까지 근무한다. 이들은 근무 시간 중 오전 한 시간, 오후 한 시간 쉬는 시간에 근무하는 건물에 위치한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한다. 그러나 일부 대기실의 환경이 열악해 직원들이 제대로 휴식을 취할 수 없다. 퇴계 인문관의 경우 6명의 청소 용역 직원이 근무하는데, 2층 계단 밑에 위치하는 대기실은 창고로 쓰임직한 좁은 공간에다 냉난방은 물론 통풍마저 되지 않는다. 퇴계 인문관 청소 용역 직원은 “겨울에는 벽 틈으로 찬바람이 들어와 직접 스티로폼을 벽에 붙여 추위를 막고 있다”며 대기실의 환경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인사캠 학생 회관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명의 청소 용역 직원이 근무하는 학생 회관의 대기실은 ‘ㄷ’자 모양의 굴 같은 구조로 한 사람이 눕기에도 좁고 천장은 지나치게 낮아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불편했다.

이와 관련 관리팀(팀장:이재영) 임병묵 과장은 “대기실 환경이 열악한 것은 알지만 전반적으로 공간이 넉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방을 내주기가 쉽지 않다”며 “대기실 크기나 냉난방 등에 대해 10월 말부터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소 용역 직원의 식사 문제도 제기됐다. 학교와 용역 회사에서 식사를 제공하지 않아 직원들은 대기실에 전기밥솥을 들여놓고 직접 밥을 지어먹고 있었다. 자과캠 청소 용역 직원은 “학교 측에서는 화재의 위험성이 있다고 대기실에서 밥을 못 해먹게 해 몰래 밥을 지어먹는 형편”이라며 “새벽에 나오느라 아침을 굶는데 식사라도 학교에서 제공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학교는 용역 업체에 일정 금액을 주고 용역 업무를 전담시키고 있다. 행정지원팀(팀장:이정환) 이현희 계장은 “학교는 단지 대기실만 제공하기 때문에 식사 문제도 용역 업체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용역을 맡고 있는 대아건물관리(주)의 직원은 “학교와의 계약 조건 중 후생 복지 부분에 식대는 포함돼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학교와 용역 회사 어디에도 청소 용역 직원의 식사를 책임지는 곳이 없음을 드러냈다.
우리 학교 노동 조합은 정규직만 관리하기 때문에 계약직인 청소 용역 직원은 노동조합의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청소 용역 직원은 근무 환경에서의 불편함을 호소할 곳이 없는 것이다. 

최근 우리 학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대교협)의 평가를 앞두고 각종 준비로 분주하다. 대교협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학교의 가장 낮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학교의 관심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