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소음 논란, 해결책은 어디에?

기자명 김호성 기자 (crash1524@skku.edu)
“제가 계속 연락하니까 짜증나죠? 하지만 저는 더 짜증나요. 도대체 퇴근해서 집에 오면 쉴 수가 있어야지. 이번에도 해결 안 되면 진짜 학교 찾아갑니다” 얼마 전 학생지원팀(팀장:금명철)에 흥분된 목소리로 이 같은 항의 전화가 걸려왔다.

인사캠 대성로를 지나가다보면 동아리들이 학생회관 1층 앞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를 참지 못한 학교 주변 주민들이 종로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경찰을 부르는 등 항의가 늘어나고 있다. 주로 악기 연주가 필요한 동아리들과 주민 간의 마찰이 일어나고 있는데, 미란(경제04) 인사캠 동아리연합회장은 “소음 문제는 동아리방 크기가 작아 밖에서 연습할 수밖에 없어 일어나는 고질적인 문제”라며 동아리방과 학교 외벽에 방음벽 설치를 요구했다. 특히 풍물 동아리 얼의 경우 동아리 특성 상 연습 공간이 많이 필요해 그동안 비천당 앞에서 연습을 해 왔다. 얼의 회장인 강용익(경제05) 학우는 “정기 공연 연습을 할 때는 거의 매일 경찰에 신고가 들어와 제대로 된 연습을 하기가 어려웠다”며 그동안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경제관과 인문관에서도 최근 위와 비슷한 문제가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는데, 논란의 출발은 지난 2000년 학생회관에 있던 문과대 과방이 경제관 지하로 옮기면서 부터다.  그동안 경제관 지하1층과 인문관 2층에 있는 밴드와 노래패들은 특별한 연습공간이 없어 과방에서 연습을 했다. 하지만 ‘ㅁ’자 모양의 건물구조 상 소리가 울릴 수밖에 없어 위층에서 공부하는 학생들과 많은 충돌이 있어 왔다. 심지어 지난 달 초에는 서명운동까지 일어났다. 서명을 주도한 재정경제연구반 우석원(경제03) 실장은 “많은 연구실이 있고 학부·대학원 수업이 이뤄지는 공간에서 밤 늦게까지 소음이 발생해 지난 몇 년간 불만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경제관 지하 1층 △인문관 2층 △학생회관 안에 소음을 일으키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경고문을 붙였다.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 학기부터 경영관 지하 4층에 있는 당구장을 없애고 연습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성균마당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애초부터 3개의 방에서 수 십개가 넘는 동아리와 소모임의 수요를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실용적이지 않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밴드 소모임 연합체인 성락연의 한승우(사회05) 대표는 “학교에서는 이번 달부터 과방에서 연습하지 말고 성균마당을 이용하라고 했으나 새로 구매하기로 한 드럼이나 앰프 시설이 충분치 않고 이용 시간도 제한돼 외부 연습실을 빌려 연습하는 소모임이 많다”며 학교의 준비 부족을 지적했다. 하지만 학교 측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학생지원팀 박정호 직원은 “학생들의  문화 활동도 물론 중요하지만 학교는 학업과 연구가 우선시 되는 공간이다”며 “가능하면 성균마당을 이용하는 등의 양보도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해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