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수(철학01) 학우

기자명 김유연 기자 (kimyy07@skku.edu)

“남들은 3분 안에도 만든다고 하던데… 전 그렇게 못해요” 17살 때부터 밴드활동을 하며 스스로 음악을 만들었다는 김치수(철학01) 학우의 음악에 대한 고민이 묻어있는 말이다.

작년 11월 프로 음악가들을 대상으로 한‘G스타 게임영상음악대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드럼과 기타를 배경으로 만든 음악을 내세워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그는 이미 30여 편의 다큐멘터리 음악과 여러 광고 음악의 프로듀서를 맡은 바 있는 실력 있는 작곡가다.

그러나 처음 그가 음악을 하겠다고 했을 당시 부모님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았다. “제가 좀 더 안정된 생활을 하시길 원하셨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스스로 돌아봐서 잘못이 없다면 천만인이 가로막아도 나는 간다’라는 맹자의 말을 되새기며 음악인의 길을 고집했죠” 신념에 대한 이런 고집으로 그는 여러 가수들의 어시스트로 활약하며 현재 한국저작권협회에도 등록돼 있는 명실상부한 작곡가가 됐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는 음악계통이 아닌 철학을 전공하고 있는 철학도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했으면서도 철학과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을까. “어린 시절 누이에게서‘신은 존재할까?’와 같은 철학적인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남들보다 일찍 철학적 사상을 갖추게 된 것 같아요”라며 음악이 아닌 철학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떠올렸다. 그러나 철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결정적 이유는 그런 누이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게 되면서 그녀의 유품들을 하나 둘 살펴보았을 때라고 한다. “당시 제가 10살 정도였을 거예요.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누이가 했던 말들이 지금 제가 배우고 있는 것과 비슷했던 것 같아요. 누이가 제게 큰 영향을 준거죠” 그렇게 그는 철학도로서의 첫 발을 딛게 됐다. 그리고 그는 “철학은 음악을 할 때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 주는 원동력이예요. 매 작업마다 창작을 대하는 사고의 깊이를 심장으로 느끼게 해주죠”라며 현재 자신과 음악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쯤 자신이 직접 만든 노래로 음반을 발매할 예정인 그는 이미 홍대 주변 라이브 클럽 무대 중 서보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언더그라운드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을 학교생활과 병행하기 힘들 법도 한데 그는 입학 후 장학금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모든 일은 위험한 도박이지만 계속해서 덕을 쌓는다면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단계가 올 것이라고 믿어요. 그것이 맹자의 말을 해석한 제 나름의 신념이죠. 때문에 전 1분 1초도 허투루 생활하지 않아요”라며 장학금을 받는 비결을 귀뜸해 주기도 했다.

본받고 싶은 가수로 토이, 유희열을 뽑으며 “자신만의 세계가 확고한 가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김치수 학우. 그의 바람처럼 깊이가 있는 그의 음악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