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마다 각기 다른 조건 내걸어…학생자치에 대한 지원 등은 해결돼야

기자명 신상현 기자 (sangpa88@skku.edu)

2009학년도부터 법학전문대학원 인가를 받은 대부분의 대학들은 다양한 교육수요에 부응해 자유교육을 이뤄내겠다는 취지하에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했다.
우리 학교 역시 86명 규모로 자유전공학부(학부장:유민봉 교수ㆍ행정, 이하:자전)를 설립했으며, 다양한 혜택을 내걸며 학우들을 모집한 결과 정시 모집에서 6.3: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려대 43.6:1 △서울대 5.93:1 △연세대 7.6:1 등의 대학들도 역시 다른 학과에 비해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자유전공학부에 대한 신입생들의 관심이 나타났다.

▲ 캡션

다양한 혜택 내건 우리 학교
자전을 담당하고 있는 학부대학(학장:손동현 교수ㆍ철학)에서는 우리 학교 자전의 가장 큰 특징으로 △공공사회 △사회규범 △인간문화 연구과정이라는 3개의 트랙 내에서 커리큘럼이 운영된다는 점을 꼽았다. 공직이나 법조계에 진출하거나 인문사회대학원 진학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맞춤형 제도라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트랙을 정상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자전 자체에서의 전공기반영역 57개, 심화영역에 62개 등 총 1백19개의 교과목이 대부분 확정된 상태다. 전공 교과목뿐만 아니라 교양과목에서도 일반 학우들과는 차별화된 수업을 받고 있다. 자전생들만을 위해 교양 수업이 따로 편성돼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학부대학 이병철 계장은 “자전생이 듣는 교양 수업은 일반계열 신입생보다 심도 있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고, 이 때문에 교수가 직접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물론 다른 학생들이 듣는 교양강의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강사가 아닌 교수들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맞지만 현실적인 한계로 인해 우선적으로 자전 학생들에게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 진입은 기존의 계열 신입생들과 마찬가지로 1학년을 마친 후 가능하며 △인문과학계열 △사회과학계열 △경영학계열 중 자신이 원하는 곳에 진입할 수 있다. 또한 복수전공을 통해 2개 이상의 전공을 필수적으로 졸업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제1전공에서의 이수학점이 타 전공 이수기준의 1/2~1/3 정도인 34학점에 불과하다.

한편 자전 학우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 역시 눈길을 끌고 있다. 기본적으로 원하는 자전 소속의 원하는 학우들은 1년간 전원 기숙시설에 입사할 수 있으며, 연 2백만원의 지원금을 제공받는다. 또한 국가고시 및 법학전문대학원 진학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삼성장학생 기준 해당자가 아닌 학우에 한해서는 공직적성평가(PSAT) 또는 사시 1차 합격 시 학비의 50%를 장학금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타 대학들도 모집 위해 두 팔 걷어
다른 대학들 역시 자유전공학부의 신설과 함께 다양한 부분에서 특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서울대는 자유전공학부에는 △전임교수 2명 △석좌교수 1명 △연구교수 2명 △1학기 강의를 맡을 겸무교수 7명이 임명된 상태로 현재 우리 학교의 교수 충원보다 높은 인원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 학교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 대학들도 눈에 띈다. 연세대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Gateway to College’를 통해 자전 학우들만의 분반을 개설했다. 또한 △정치 △경제 △철학 등 5명의 전공교수에 진행하는 ‘규범과 비판적 판단’이라는 수업을 통해 심도 있는 비판능력을 함양시키고 동시에 팀티칭이 이뤄질 계획이다.

또한 ‘스크랜튼학부’라는 이름으로 학우들을 모집하는 이화여대 역시 자기설계전공을 복수전공으로 이수함으로써 기초학문 분야 및 전문분야 진출을 위한 다양한 지식과 소양을 쌓을 수 있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신입생 전원 장학금 △재학 중 해외연수 프로그램 제공 △지방학생의 경우 기숙사 우선 배정 등의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 부족한 자치권
올해 처음 시행되는 만큼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남아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구체적인 커리큘럼이나 교수 선임 등 세부적인 내용들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류에 따라 갑작스럽게 학과가 설치됐고 이로 인해 준비할 수 있었던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이와 관련 이 계장은 “시기적으로 현 상태에서 모든 교육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시인하면서도 “기존 학생들의 학년이 높아지고, 새로운 학생들이 들어오기 전에는 교수 선임 등 나머지 부분들이 모두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도 말했다.

학교의 커리큘럼 등의 행정적인 지원 외에도 학생들의 자치권을 위한 프로그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도 마땅한 소모임 역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1999년 자전으로 입학해 현재 자전 행정을 지원하고 있는 현은성 조교는 “확실히 당시에 비해 소속감이나 복지 차원에서는 많은 신장이 이뤄졌다”면서도 “아직까지 학생들에 자치권에 대해서 지원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자전의 학생대표인 유현성(자전09) 학우 역시 “다른 부분에 있어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나 학생 차원의 자치활동에 대한 지원이 더욱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해 학생자치에 대한 해결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