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들 불편 제기에 식당 측 "수수료 부담돼"

기자명 김희연 기자 (ohyeah@skkuw.com)

우리 학교의 일부 식당 중에 카드 결제가 불가하거나 이용이 번거로운 곳이 있어 학우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현재 인사캠은 두 개의 식당에 카드단말기(이하:단말기)가 구비돼 있지 않으며, 자과캠은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식당에서 카드 이용이 불가하다. 그러나 학우들 사이에서 카드 사용이 점점 일반화되면서 카드 결제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본지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인사캠(1백95명)과 자과캠(1백95명) 학우들 3백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실제로 인사캠ㆍ자과캠의 각각 66.7%(1백30명)와 63.1%(1백23명)의 학우들이 카드 결제가 ‘매우 필요하다’ 또는 ‘필요하다’고 답했다.

인사캠에는 △교직원식당(교수회관) △금잔디(경영관) △법고을(법학관) △은나래(경영관) △은행골(600주년기념관) 등의 교내식당이 있는데, 교직원식당과 은행골은 계산대에 단말기를 갖춰 카드 이용이 가능하다. 금잔디의 경우 사무실에 단말기가 설치돼 있어 원하는 학우는 영양사 또는 매니저를 찾으면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 은나래와 법고을에는 단말기가 설치돼 있지 않지만 금잔디를 방문하면 같은 절차로 결제할 수 있다.
그러나 △금잔디 △법학관 △은나래 모두 단말기를 갖춘 계산대를 운영하지 않아 식권을 구매할 수 있는 주된 수단은 무인발급기다. 따라서 학우들이 카드결제 가능 여부를 모를 가능성이 존재한다. 본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46.7%(91명)의 학우들이 금잔디식당에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카드 결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세 곳의 운영업체인 ECMD의 관계자는 이번 주 안으로 법고을에도 단말기를 설치할 예정이며, 금잔디와 은나래에는 점심시간과 같이 붐비는 시간대에 단말기를 구비한 계산대의 운영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과캠의 경우 △공대식당(제2공학관) △교직원식당(복지회관) △소울 스프링(Soul Spring, 복지회관) △학생식당(학생회관) 중 교직원식당을 제외한 모든 식당에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다. 단, 소울 스프링의 경우 단체고객의 계산이거나 교비처리를 해야 할 경우에만 카드 결제를 해주고 있다. 또한 학생식당은 식권을 1백장 단위로 다량 구매 시 교직원식당에서 임의로 카드 결제를 처리해주고 있다. 옥혜경(식생10) 학우는 “요즘엔 카드로 용돈을 받는 학우가 많다”고 말한 뒤 “점심 시간만 되면 ATM기 앞에 긴 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정통계열의 한 11학번 학우는 “우리은행 카드가 없는 사람은 ATM기 이용시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법에 따르면 이들 식당은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없다. 법인세법 제117조에 따르면 신용카드 가맹점으로부터 신용카드에 의한 거래가 거부되면 그 거래 내용을 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에게 신고할 수 있다. 현재 자과캠의 모든 식당은 신용카드 가맹점에 가입한 상태다.
교내식당 관계자들은 난감한 기색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관계자는 “학생식당이기 때문에 복지 차원에서 저렴한 식대로 음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카드 결제를 받게 되면 2~3%의 높은 카드수수료율 때문에 식당을 운영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요자가 많아지는 만큼 카드 결제가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만약 모든 학생이 적은 금액까지도 카드로 결제하게 된다면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기계공학부 황지은(기계08) 회장은 “카드가 안 되는 것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게 느껴지지 않는 식당도 있다”며 “수수료 부담은 다른 카드 가맹점도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