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엔 이상 고온으로 꽃들이 일찍 피었다. 산수유, 매화,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등이 한꺼번에 만발해 곳곳에서 축제 일정을 앞당겼다. 양봉업자들은 갑작스레 부산해진 꿀벌 못지않게 당황하고, 농가들은 유실수가 냉해라도 입을까 봐 전전긍긍한다. 개화(開花)의 쏠림이 초래한 부작용이다. 이런 쏠림(herding) 현상은 특히 우리 사회에 두드러진다. 5년 전엔 ‘녹색 분식(green wash)’이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정책이나 민간사업계획에 ‘녹색’이 단골 메뉴였다. 그러더니 어느새 ‘녹색’은 사라지고 ‘창조경제’와 ‘남북통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