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적인 생김새 덕분에 섹스토이의 얼굴마담이 된 딜도는 표피에서부터 페니스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딜도는 그것의 대표성에도 불구하고 반려 테크노로 매끄럽게 전환되지 않았다. 특히 레즈비언 섹스에서의 딜도는 흥미롭다. 욕망의 대상에 기거함과 동시에 자신과 닮은 몸을 욕망한 레즈비언적 몸들은 손목 관절의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딜도를 선택하거나 딜도를 결연히 거부하며 자신의 테크닉에 자긍심을 느끼기로 선택했다. 검지와 중지, 중지와 약지 삽입 중 무엇이 왕도인가라는 검중중약 논쟁은 커뮤니티의 화제가 되곤 했으며, 레즈비언 야
최근 선거나 유권자에 관한 보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무당층(無黨層)”이라는 단어이다. 무당층은 자신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밝힌 유권자들을 의미한다.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 중 약 30%가 무당층에 속한다. 현재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 민주당 각각의 지지자 역시 30%를 웃돈다는 사실은 선거에서 무당층이 무시할 수 없는 비율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20대 응답자의 약 절반이 무당층이라고 밝혔다는 사실이다. 사실 소위 말하는 스윙 보터(Swing Voter)가 증가한다
최근 들어, “복수”를 주제로 한 드라마들이 여럿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 ‘더 글로리’, ‘모범택시’ 등의 드라마들이 시리즈물로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더 글로리 파트 2’의 경우, 넷플릭스에서 3월 4주 차 기준으로 2주 연속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모범택시’는 시즌 1, 2를 통틀어 평균 10% 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더 글로리’는 과거 학교폭력으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입은 주인공이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다루고, ‘모범택시’는 법으로 보호받지 못한 여러 주요 인물들이 힘을 합쳐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
‘아프간을 떠났다. 우리 9중대는 작전을 완수했다. 그때는 몰랐다. 우리가 지키려던 조국이 사라지고 훈장도 무용지물이 되리란 걸.’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다룬 2005년작 러시아 영화 의 끝을 맺는 주인공의 독백이다.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는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소련군 병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냉전의 후반부였던 1979년, 소련은 아프가니스탄 내 친소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군사 개입을 결정하였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24일 대규모의 소련군이 국경을 넘어 아프가니스탄을
‘부럽구만 젊음이..차도 채여도 몇번이고 여름이 돌아오지..뜨거운 계절이 말이야’위 문장은 일본의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 중 하나인 ‘러프(Rough)’의 결말부에 나오는 대사이다. 나는 야구와 수영 등 학원 스포츠를 소재로 한 청춘물을 그려온 그의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 대사에 축약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젊음이란 작품의 제목처럼 러프한 것이지만, 다시 여름이 돌아오는 것처럼 러프한 인물들은 성장하며 그것은 곧 청춘이 된다는 청춘의 아름다움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지난 한 주, 아주
봉준호 감독의 영화 이 제 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괄목할 만한 이 소식에 국내의 각 주체들은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멀티플렉스 상영관들은 개봉 당시를 연상케 하는 촘촘한 상영 시간표를 뽑아내기 시작했고, 현 정부의 행보에 대해 논하는 자리에서도 의 수상 소식이 인용되었으며, 모 평론가는 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비단 영화 담론 전반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한 영화제작에 참여한 모든 스텝들이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사실이 영상
사람들은 흔히 5월이 가정의 달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 5월에 몰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5월의 첫날은 달력에 근로자의 날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기념하는 이 날은 흔히 노동절이라고 하며 메이데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유명한 날이다. 노동절이 생겨난 계기는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 1일 8시간 노동 보장을 요구하며 노동자들이 시위를 시작한 헤이마켓 사건이었다. 시작은 시카고에서 했지만, 미
2018년 4분기 한국 TV 드라마 중 최대의 화제작은 반론의 여지 없이 이었다. 권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들이 자아내는 모순이 주는 쾌락은 즉각적이었고, 이에 대한 대중들의 열광 또한 자연스러웠다.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위치에 오른 부유계층들이 각자의 욕망을 위해, 자신들의 지위를 십분 활용하며 펼치는 권모술수들, 그 속에서 비틀려 무너져 가는 개인과 가정의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를 조망하는 시청자들의 관음하는 ‘시선’이야말로 이 드라마의 흥행 정수였다.같은 시기 KBS에서 방영한 16부작 드라마 는
올해가 3ㆍ1운동 100주년,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고 인구에 많이 회자되고 있다. 1910년 나라가 망한 이래 9년 만에 그야말로 거족적인 시위가 벌어지고 이어서 독립운동의 구심점이 될 임시정부를 만들었던 것은 독립운동사에 큰 업적이라 할 수 있다.3ㆍ1운동의 놀라운 점은 단순히 평화 시위, 거족적인 시위라는 데 있지만은 않고, 요즘같이 소식을 곧바로 전달할 SNS나 통신수단이 미비했던 1919년에 동시다발적으로 전국에서 시위가 벌어졌다는 데 있다. 서울, 부산 등 특정 지역에서만 벌어졌다면 1980년 5월의
1904년 2월 8일 일본 해군이 뤼순 항에 정박한 러시아 해군을 기습 공격하는 것으로 러일전쟁이 시작됐다. 이미 전쟁 전부터 세계의 이목은 일본과 러시아, 대한제국에 집중되고 있었다. 대한제국은 일본과 러시아와는 달리 전쟁 당사국이 아니었음에도 주목받았는데, 바로 이 전쟁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대한제국의 존망이 결정되기 때문이었다.이 무렵 런던에서는 전쟁을 두고 내기가 한창이었는데, 누가 이기느냐를 두고 건 내기가 아니라 러시아가 얼마나 빨리 이길 것인가를 두고 내기가 걸리고 있었을 정도로 러시아의 승전, 일본의 패전은 기정사
연극 (최치언 작·연출)에서 벌어지는 촌극은 80년대 '용감한 시민상'에서 비롯된다. 심야극장에서 벌어진 작은 해프닝은 강도의 칼부림과 그것을 제압한 용감한 시민의 일화로 변질된다. 억울하게 징역살이를 하게 된 이오구는 출소 후 용감한 시민 김두관을 찾아가 부디 칼로 찌르게 해달라고 읍소한다. 없었던 일을 일어난 일로 바꿔야만 자신의 억울함이 풀린다는 것이다.본래 의 원제는 이었다. 프로덕션 노트는 ‘용감한 시민’이라는 제목의 적절성에 대해 언급하며 이 작품이 “시대
요즘 뉴스를 보면 남북관계, 북미관계, 한일관계 등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외교 문제로 정신이 없다. 여차하면 전쟁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만큼 나라와 나라 사이의 문제는 중요하게 다뤄진다. 더구나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전쟁의 규모와 그에 따른 피해가 상상을 초월하게 된 현대에 이르러 외교의 중요성도 더욱 커져 있다.외교는 인간이 무리 지어 살기 시작된 이래 사신을 파견하거나 받는 형태로 계속 진행되었으나, 외교관이 상대국에 상주하며 업무를 보는 지금 우리가 아는 형태의 외교는 역사가 길지 않다. 나폴레옹 전쟁의 여파로 어그러진 유럽
후안 마요르가의 극 는 유감스럽게도 ‘연극에 대한 연극’이다. 유감스럽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할 수 있는 까닭은, 의 작중인물이 본인의 입으로 ‘연극에 대한 연극’은 연극을 만드는 사람에게나 재미있다고 탄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비꼼에 대해 다른 등장인물은 외친다. 자신이 만들 연극은 명예에 대한 작품이며, 오직 죽음으로만 끝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극 중에 등장하는 연극만이 아닌, 라는 극 전체를 관통하는 외침이다.는 비평가 볼로디아와 작가 스카르파의 논쟁으로 이뤄진 이인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