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지은 기자 (kimji@skkuw.com)

벌써 일 년. 내가 사진기자 직함을 달고 인터뷰에 동행한 때로부터 벌써 일 년이 지났다.
당시 DSLR에 문외한이었던 나는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 지레 겁을 먹고 1시간 동안 대략 400번의 셔터를 눌러댔다. 인터뷰 도중 사진을 찍지 않을 때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인터뷰이의 말에 고개를 연신 끄덕여댔다. 너무나도 설렜던 나머지 당시 인터뷰이가 어떤 말을 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연애 초짜가 애인을 만난다는 것 자체에 너무 떨린 나머지 그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이 말이다.
‘기자’라는 이름으로 여러 직종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정말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다음에는 어떤 인터뷰이의 취재에 동행을 하게 될지 매번 기대감에 부풀어 있기도 했다. 이전에는 그저 스쳐지나가거나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을 법한 사람들을 고작 50cm 앞에서 볼 수 있다니. 심지어 그들의 모습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니.
그 후로 △시인 △사진작가 △인디밴드 △화백 △쇼콜라티에 △국제사회복지사 △잡지 편집장 등 수도 없이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만났다. 이전의 떨렸던 마음은 덜해졌지만 카메라 렌즈 너머 그들의 눈빛과 이야기는 충분히 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들은 하는 일부터 성격, 말투 등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모습이었다. 다만 한 가지 통하는 것이 있었다. 모두 자신의 일을 사랑했다. 그것의 사회적 평판이 어떠하든, 그것이 돈을 얼마나 가져다주든 자신이 하는 일에 폭 빠져 살고 있었다. “‘생활을 위한 삶’이 아닌 ‘삶을 위한 생활’을 하고 싶다”는 그, “지금 여기 살아 있는데 무엇이 걱정이냐”던 그녀. 그들은 모두 알게 모르게 나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나의 신문사 생활은 끝이 난다. 신문사 밖의 나에 대한 걱정이 앞서지만 나는 신문사를 통해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향의 실마리를 얻었다. 그렇기에 신문사 밖의 삶이 마치 오래 만나지 못한 애인을 만나러 가는 것처럼 설레고 벅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