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연(국문11)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난 TV가 없는 집에 살고 있지만, TV를 많이 본다. 정확히 말하자면 노트북을 이용해서 TV 프로그램을 이것저것 보고 있다. 조인성이 아니면 낼 수 없는 옷맵시를 보기도 하고 기성용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을 함께하면서 기뻐하기도 한다. 예능 중에서는 케이팝 스타2를 두 가지 이유에서 열심히 보고 있다. 하나는 심사위원들의 평을 듣기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악동뮤지션의 노래를 듣기 위해서다. 악동 뮤지션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골고루 갖췄다. 작사, 작곡에서 보이는 천재성, 노래 실력, 그동안 보고 듣지 못한 것들을 꺼내 놓는 참신함. 이런 느낌은 생경하면서도 익숙한데 아마 내가 버스커버스커를 겪어봤기 때문일 것이다.
2011년에 슈퍼스타K에 통해서 대중들에게 소개된 버스커 버스커는 그 해 11월 대회를 마치고 지난해 3월에 11곡을 꽉 채운 정규 1집을 내놓았다. 굳이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는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차트의 꼭대기부터 11위까지 꽉 메운 그 노래들은 사람들이 원하고 있던 어떤 감성을 툭툭 건드려 끄집어냈다. 전자음악의 홍수다, 아이돌 음악뿐이다, 후크송은 지겹다. 새로운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이 가득할 때, 하지만 누구도 이렇다 한 음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때, 버스커 버스커가 자신들이 보여줄 수 있는 음악 세계를 들고 나타난 것이다. 높은 고음으로 고막 끝을 자극하지 않아도, 깊은 성량으로 인간 한계를 시험하지 않아도, 부드럽고 잔잔한 음악으로 몇 달 동안이나 사람들의 귀속에서 머물렀던 것이다. 사람들은 벚꽃엔딩과 여수 밤바다를 들으며 자신만의 생각 속에서 이른바 ‘힐링’을 받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나는 미안하게도 악동뮤지션에게 버스커버스커 같은 팀이 돼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오디션 중에 혹은 이후에 나오는 앨범 속에서 나를 따뜻하게 할 천재성을 내보이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하나 더 미안하다. 다가올 봄에 버스커버스커 2집이 혹시나 나온다면 그들을 잠시 잊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김성연(국문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