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인과계열13)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나는 재수를 했다. 남들보다 1년 더 공부함과 동시에, 주변에 대학을 간 친구들에게 대학생활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현역보다 1살 많다는 이유로 대학에 적응을 못 하면 어쩌지, 이런저런 걱정을 안고 우리 학교에 입학했다. 사실 그런 걱정 때문에, 수시합격생임에도 수시 OT를 가지 않았다고 핑계도 조금은 댈 수 있다. 총OT를 다녀오자마자, 과에서는 새내기 간담회가 열렸다. 동기들과는 편하게 잘 지냈지만, 바로 위 학번 선배들뿐만 아니라 더 높은 학번의 선배들까지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에 기대뿐만 아니라 걱정이 더 컸다. 선배들을 정말 만나고 싶었지만 술을 못하는 나로서는 뒤풀이에서의 술자리가 무서웠기 때문이다. 간담회에서는 과 활동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과에 잘 어울림과 동시에 역사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활동들이어서 굉장히 기대됐다. 정말 오고 싶은 과였고, 그 과에서 하는 내가 바랐던 정말 대학생다운, 대학생으로서 사회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활동들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입학식 날이 됐고 처음으로 자과캠에 가봤다. 우리 학교 이름이 박힌 단체 후드티를 받았을 때의 느낌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모두가 그 후드티를 입고 우리 학교의 응원법을, 우리 학교 입학식에서 한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었고 아직도 생생하다. 정말 내가 대학생이 됐고, 그것도 명문 성균관대생이 됐다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느낀다. 입학식 후에는 바로 새내기 배움터로 향했다. 2박 3일이 빠르게 지나갔고, 동기와 선배들과 더 돈독해지고, 전공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확실히 알 수 있었던 알찬 새내기 배움터였다.
새터 후 개강일이 곧 다가왔다. 근 일 년 만에 학교에 나가 수업을 듣게 됐다. 교복 대신 사복을 입고, 수강하고 싶은 강의를 원하는 시간에 듣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들쭉날쭉한 강의시간에 강의실을 찾아가는 것은 묘한 경험이었다. 강의마다 교수님은 물론, 학생들도 천차만별로 달랐고 인연의 홍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아주 많은 사람과 동시에 인사를 나누고 연락처를 나눴다. 공강 시간엔 과방에 놀러 가 선배들을 물론 동기들과 즐겁게 지냈다. 실상 공강 시간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대학교라는 공간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흥미로웠다. 학교 길은 굉장히 가파르지만, 차차 지름길과 실크로드를 알게 되고 셔틀버스도 가끔 이용해 가며 적응해가고 있다.
생각했던 것 보다 활기차고 적극적인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지금이 만족스럽고 지금보다 바빠져도 그 또한 만족스러울 것이다. 앞으로는 우리 하교 중앙 동아리에도 들어갈 생각이다. 과 활동도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다. 봉사활동도 해보고 싶다. 학점도 나쁘지 않게 받고 싶다. 장학금도 노려보고 싶고, 중앙학술정보관에서 시험공부도 해보고 싶고, 밤을 새가며 공부도 해보고 싶다. 우리 학교에서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걸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내 꿈은 역사지식에 능통한 외교 관련 공무원이지만 그 꿈을 향하는 과정에서 좀 더 넓은 사람이 되고 싶다. 지식적?인성적?경험적으로 다방면에서 말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 학교가, 그 안의 생활이 거름이 되고 지름길이 될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김보경(인과계열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