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민(사회12)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 며칠간, 우리 학교와 모 여대 간 미팅에서 있었던 ‘JM 사건’이 학내외로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우리 학교 소속 학우들은 특수교육과 여대생들에게 장애인 흉내를 내며 자기소개를 하라고 했습니다. 사건 발생 후, 해당 학우의 미숙한 대처로 사건은 일파만파 퍼져 나갔습니다.
이번 성대 JM 사건은 가슴 아프게도, 처음 있는 일이거나 유별난 경우가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 소수자를 비하하는 단어나 상황은 자주 발생하곤 합니다. “장애인 같다”, “병신이다”라는 말을 주고받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가 그런 발언을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가 그런 말을 할 수 있게 했던 분위기가 암묵적으로 존재해왔고, 그 과정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 우려스러웠던 것은 사건 이후 일련의 반응입니다. ‘우리는 고도의 윤리성이 필요한 공인이 아니다’, ‘사적인 자리에서의 일일 뿐이다’,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다’와 같은 반응 말입니다. 이러한 반응은 이번과 같은 사건이 이후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분위기를 재생산합니다.
이번 사건을 보는 데는 고도의 윤리성이 아닌 인간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사적인 자리에서부터 잘못된 인식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당장 성대의 명예가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의식 방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긴 했지만, 우리의 시민 의식은 아직 그만큼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나의 권리를 위해 타인의 권리를 배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합니다. 예를 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여성과 남성, 성소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 등 이분법적인 사고가 존재합니다.
우리의 시민 의식과 인권에 대한 감수성은 얼마나 성숙한 지 되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지배적인 ‘우리’ 문화에서 ‘우리’의 범주는 어디까지인지, 나와 가치관과 신체적 조건이 다른 사람을 ‘틀린 사람’으로 규정하며 손가락질해오지는 않았었는지,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실수해오진 않았는지 말입니다. 나아가, FM이라는 술 문화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FM은 공동체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도 하지만, 이는 군사문화의 일부이며 떠밀려서 하게 되는 분위기상 누군가에게는 폭력적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나 자신, 학교 그리고 사회 모두가 ‘같이의 가치’를 알아가는 건전한 공동체가 되길 바랍니다.

▲ 김수민(사회12)